승부욕과 집중력, 완벽했던 이승우의 A매치 데뷔전

28일 오후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평가전 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한 한국 이승우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전혀 막내답지 않았다. 기죽은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그 누구보다 당돌하고 저돌적인 자세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축구의 ‘신성(新星)’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과 온두라스의 평가전. 이날의 주인공은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였다. 이날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이승우는 성인 무대가 마치 자신의 안방이었던 마냥 시종일관 화끈한 활약을 펼쳤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우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 손흥민~황희찬의 곁에서 계속해 볼 연결을 도왔다. 특유의 빠른 몸놀림을 앞세워 왼쪽 측면을 파고들었고, 필요할 때면 중앙으로 침투해 자신이 직접 찬스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였다. 공을 향한 집중력은 물론 강한 승부욕이 돋보였다. 전반 35분 온두라스 공격수 로만 카스티요와 벌인 신경전이 대표적인 예였다. 여기서 이승우는 쉽게 물러서지 않고 상대선수와 끝까지 기싸움을 펼치며 맞섰다. 전반 종료 직후에는 심판과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등 막내답지 않은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구 원정에서 선배 황희찬을 먼저 자신의 룸메이트로 찜할 정도로 당돌했던 자세가 그라운드에서도 연출된 셈이다.

데뷔전 활약은 자신의 첫 A매치 공격포인트로 연결됐다. 0-0으로 맞선 후반 15분 이승우가 중원으로 찔러준 패스를 손흥민이 깔끔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하면서 어시스트가 완성됐다. 인상적인 활약을 뒤로하고 후반 39분 교체아웃된 이승우는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3만3252명의 관중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대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