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패배 안겼던 日 23일은 ‘싹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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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女컬링 23일 오후 8시5분 준결승
예선서 日에 패배뒤 7연승… 상대전적은 11승 8패로 앞서
주장 김은정 “잘하겠습니다” 웃음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팀 킴’(여자 컬링국가대표팀).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외나무다리 승부’를 앞둔 대표팀이지만 표정은 밝았다. 실전처럼 진지하게 훈련을 했지만 원하는 곳으로 스톤이 향했을 때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22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공식훈련을 마친 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28)은 “잘하겠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대표팀은 ‘한일전’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김민정 여자대표팀 감독은 “상대를 의식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일 일정이 있다’고만 얘기한다”고 했다. 일본을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상승세가 끊기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한국은 예선에서 세계적 강호를 연파하고 1위(8승 1패)를 차지했다.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일본(예선 4위·5승 4패)과 준결승을 치른다. 준결승부터 토너먼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승자는 금메달 결정전(25일)에 진출하고, 패자는 동메달 결정전(24일)으로 떨어진다.

세계 6위 일본은 예선에서 한국(세계 8위)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다. 하지만 최근 7경기에서 한국이 7승을 거둔 반면 일본은 3승 4패(2연패 중)로 부진하다.

김 감독은 “일본에 패한 것이 약이 됐다.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5-7로 패한 뒤부터 7연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일본과는 같은 아시아권이라서 경기를 많이 해봤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도 우리가 11승 8패(평창 올림픽 예선 포함)로 앞서 있다”고 말했다.

양 팀의 승부는 한국의 ‘안경 선배’ 김은정과 일본의 후지사와 사쓰키(27) 두 스킵의 활약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킵은 팀의 전체 작전을 총괄하고,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7, 8번 스톤을 투구한다. 세계컬링연맹(WCF)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샷 성공률은 김은정이 78%로 후지사와(73%)를 앞서고 있다. 샷 성공률은 경기 관측원들이 투구한 스톤의 움직임과 결과(작전 성공 여부)에 점수를 부여한 뒤 계측 프로그램을 통해 측정한 것이다. 선수의 작전 수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후지사와 등 일본 팀은 상대 스톤을 쳐내는 것에 능한 팀이다. 상대가 스톤을 쳐내지 못하는 위치에 우리 스톤을 보내야 한다. 결국 정확도 싸움이다”고 말했다. 후지사와는 “한일전이 다시 성사돼 기대된다. 우리 팀은 그 어떤 팀보다 의욕이 넘친다”고 각오를 밝혔다.

예선 당시 대표팀은 일본전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 일본전 후 김선영은 “한일전에서는 꼭 이기려는 마음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이날 선수들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심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일본을 꺾으면 한국 컬링 최초로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한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동산만 넘어왔다면 이제부터는 태산 2개를 넘어야 한다”면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써야 한다는 사명감이 큰 만큼 마음가짐을 재정비해 준결승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릉=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준결승#평창올림픽#여자#컬링#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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