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괜한 걱정’ 만든 외인 듀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9일 2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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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블레이클리.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블레이클리. 사진제공|현대모비스
“괜찮기는 한데 그래도 기복이 문제예요. 한 명이 잘하면 다른 한 명은….”

반환점을 돈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에서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팀은 울산 현대모비스다. 우승후보답지 않게 전반기 내내 5할 승률조차 버거워보였던 현대모비스는 이달 중순부터 연승 휘파람을 불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그런데 연승기간 도중 만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짙은 표정이었다. 함께 상승 사이클을 타지 못하는 외국인 듀오가 마음에 걸린 듯 보였다.

7연승 중이던 29일 고양 오리온 원정을 앞두고 유 감독은 “마커스 블레이클리(29·192.5㎝)와 레이션 테리(33·199.2㎝) 모두 잘해주고 있다. 그런데 한 명이 잘하면 다른 한 명이 뒤를 받쳐주지 못한다. 흐름이 계속 맞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팀 상승세 속에 둘의 엇갈린 활약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유 감독은 이러한 부분이 내심 걱정거리로 남은 모습이었다.

현대모비스 테리.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테리. 사진제공|현대모비스

그러나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선수들도 사령탑의 이러한 속마음을 알아차린 것일까. 블레이클리와 테리는 29일 오리온전에서 나란히 맹활약하며 유 감독의 우려를 괜한 걱정으로 만들었다. 블레이클리는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고, 테리 역시 중요한 순간마다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경기 막판 들어서는 양동근(9점·5어시스트)과 이종현(11점·4리바운드), 전준범(12점·3리바운드) 등 국내선수들이 집중력을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각각 29점·15리바운드와 19점·4리바운드를 기록한 블레이클리와 테리를 앞세워 87-80으로 이겼다. 파죽의 8연승 행진이다. 동시에 안양 KGC와 공동 4위(17승11패)를 형성해 31일 예정된 맞대결을 앞두고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오리온은 이번에도 현대모비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에만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4전 전패다. 오리온은 전열을 가다듬고 31일 서울 SK 원정에서 ‘송구영신’ 경기를 치른다.

고양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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