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리빌딩의 ‘인간미’ 보여준 박정진 FA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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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30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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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정진. 스포츠동아DB
한화 박정진. 스포츠동아DB
한화는 왜 박정진(41)과 2년 계약을 했을까?

한화는 29일 좌완 셋업맨 박정진과 2년 총액 7억 5000만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합의에 시간이 걸렸을 뿐, 박정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는 데에는 양 측 나란히 큰 이견이 없었다. 이로써 박정진은 현역 최고령 투수 훈장을 KBO리그에서 변함없이 가지게 됐다.

계약까지 시간이 걸리면 걸릴수록 감정의 앙금이 쌓이기 쉽다. 그러나 한화와 박정진은 공감대를 가지고 양보를 해가며 감정소모를 최소화했다.

당초 한화는 1년 계약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정진을 현역 은퇴 이후 예우할 내부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2년 더 현역으로 뛰고 싶은 박정진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수용했다. 한화 관계자는 29일 “구체적인 부분은 말할 수 없겠지만 박정진도 계약 내역에서 양보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진은 2017시즌 55경기에 등판해 3승2패 1세이브 7홀드 방어율 3.94를 거뒀다. 2014시즌부터 4년 연속 55경기 이상을 던져줬다.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도 2018시즌 한화 불펜의 중책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박정진 계약이 한화에서 지니는 의미는 ‘리빌딩은 나이순이 아님’을 대내외에 보여준 점이다. 박종훈 단장 부임 이래 한화는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는 포지셔닝을 잡았다. 그러나 박정진처럼 팀에 필요한 자원이고,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서 로열티를 지켜준 선수는 홀대하지 않는 ‘의리’를 새삼 입증했다. 1999년 한화에 입단하 박정진은 2019시즌까지 계약을 채우면 21시즌 동안 한화 한 팀에서만 뛴 ‘원 팀 플레이어’가 된다. 은퇴 후 한화의 도움 아래 지도자 수업을 받을 것도 확실시된다. 박정진의 잔류 계약을 통해 한화는 ‘인간의 얼굴을 띤 리빌딩’의 단초를 제공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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