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도로공사의 9연승을 어떻게 저지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8일 05시 30분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현대건설 선수들이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김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현대건설 선수들이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김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징크스를 믿지 않는다. 이겼다고 같은 옷을 입고 나오거나 패했다고 바꿔 입지 않는다.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나흘 전에 입었던 옷을 또 입고 나오려다 말았다”고 웃었다. 23일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도로공사의 ‘도드람 2017~2018 V리그’ 8연승 ‘제물’이 됐다. 징크스 따위에 지지 않겠다는 이 감독의 내적 강인함이 배어난다.

이런 이 감독의 ‘독기’는 나흘 만에 다시 열린 도로공사와의 리턴매치에서 현대건설 팀 전체로 퍼졌다. ‘또 지면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팀 특유의 결연함이 배어나왔다. 그렇게 현대건설은 세트스코어 3-1(25-23 25-14 23-25 25-15)로 승리, 1위 도로공사의 9연승을 저지했다.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현대건설 엘리자베스가 도로공사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김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 경기에서 현대건설 엘리자베스가 도로공사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김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현대건설은 양효진만 있는 팀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V리그 최강의 센터라인(양효진, 김세영)을 갖춘 팀이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양효진을 어떻게 막을지를 가장 고심했다. 실제 양효진의 공격득점을 8점(성공률 40%)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레프트(엘리자베스, 황민경)와 라이트(황연주) 라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세터 이다영은 토스 분배가 빛을 발했다. 엘리자베스가 27득점(성공률 48.88%)을 올려 도로공사 외국인라이트 이바나(26득점, 성공률 38.98%)를 압도했다. 나흘만의 반전이었다. 황연주(14점), 황민경(13점)의 공격 성공률도 나란히 50%를 넘겼다. 특히 수비형 레프트 황민경의 적극적 공격가담은 도로공사 미들블로커(정대영, 배유나)를 당황케 했다.

도로공사 문정원. 사진제공|KOVO
도로공사 문정원. 사진제공|KOVO

● 현대건설의 목적타 서브, 도로공사 문정원을 흔들다

현대건설은 서브를 집요할 정도로 도로공사 레프트 문정원에게 집중시켰다. 도로공사는 문정원, 리베로 임명옥이 상대 서브를 전담하는 ‘투 리시버 시스템’을 쓴다. 리시브를 면제 받은 레프트 박정아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면, 두 리시버 중 한 명만 무너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그동안 잘 버텼던 문정원은 현대건설의 목적타 서브 폭탈에 흔들렸다. 도로공사 세터 이효희는 중앙 속공을 살릴 수 없었다. 단조로운 사이드 공격은 현대건설 블로커들의 먹이가 됐다. 박정아(15득점)의 해결능력마저 떨어지자 답이 없었다. 11월 18일 인삼공사전부터 이어왔던 8연승도 허무하게 끝났다. 현대건설(승점 30)은 시즌 10승(6패)에 도달하며 선두 도로공사(승점 34, 11승5패)를 승점 4점 차로 따라붙었다. 도로공사와의 상대전적도 2승2패 균형을 맞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가 ‘독주’가 아닌 ‘양강 체제’임을 입증했다.

김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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