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범의 성장통…“외국인 벽 넘어야 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5일 05시 45분


전준범은 국가대표 때와 소속팀 현대모비스에서의 경기력 차이가 크다. 이는 전준범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공격점유율이 적다보니 생기는 문제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진제공 | KBL
전준범은 국가대표 때와 소속팀 현대모비스에서의 경기력 차이가 크다. 이는 전준범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공격점유율이 적다보니 생기는 문제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진제공 | KBL
■ 전준범 “블레이클리·테리 든든하지만 내 점유율 한정…리듬 되찾는게 숙제”

“대표팀과 소속팀서 상반된 경기력…나도 답답해
슬럼프 이겨내 팬들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 되겠다”


슈터 전준범은 국가대표에서의 활약을 계기로 가치를 높인 케이스다.

8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신들린 3점슛을 자랑했고 11월 23일 뉴질랜드와의 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차전에서 3점슛 6개 포함 22점을 올리면서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의 승리(86-80)에 큰 역할을 했다.

전준범.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전준범.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아쉽게도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복이 심하다. 3점슛을 3개 이상 기록한 것이 8경기나 되지만, 단 한점도 올리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 ‘대표팀이랑 소속팀에서의 경기력 차이가 너무 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전준범은 “그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나라고 농구 못하고 싶겠나”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기본적으로 공격시스템이 완전히 다르다.

유 감독은 틀을 갖춰놓고 약속된 상황에서의 공격을 선호한다. 반면 대표팀의 허재(52) 감독은 정해진 틀이 없다. 대부분의 공격이 프리랜스로 이뤄진다. 전준범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나 공격 시스템 차이도 있지만, 분석의 차이도 있다. 국제대회에서는 대부분의 팀이 나를 분석하지 않지만 리그에서는 전부 다 내 움직임을 준비해서 나온다. 중국 전(11월 26일)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분석을 해서 나왔더라. 나를 맡는 선수들은 바짝 붙어 수비를 해서 슛을 쏘기가 어려웠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외국인선수의 존재도 이유 중 하나다. 대표팀과 달리 현대모비스에는 2명의 외국인선수에게 공격 비중이 많이 쏠려있다. 블레이클리와 테리의 공격 점유율(USG)은 약 62%다. 자연스럽게 전준범의 점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의 공격 점유율은 14.9%다.

전준범은 “외곽슛 찬스를 얻기 위해서 볼 없는 움직임을 많이 해야 하는데 빈자리를 찾아가면 그 자리에 레이숀(테리)이 와 있다. 그러면 다시 움직여서 빈자리를 찾는데, 이 같은 상황이 자주 반복되니까 지치기도 한다. 그래도 슈터가 꾸준히 볼을 잡고 쏴야 밸런스가 잡히는데 한 쿼터에 1, 2번 밖에 볼을 잡지 못할 때도 있으니까 리듬을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서는 유 감독도 인정한다. “그 부분은 전준범의 이야기가 맞다. 그건 내가 해법을 찾아가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모비스에 입단해 처음 2년간은 너무 힘들었다. 속으로 ‘농구가 내 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코치로 있었던 조동현(현 kt감독) 감독님과 무빙슛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 하루하루를 이겨내면서 지금까지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 시기를 이겨내면 나중에 ‘그 때 잘 이겨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과의 대표팀 홈경기 때 승리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이 자리에 다시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아직 그 정도 환호성을 받을 선수는 아니다. 과분한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더 열심히 하겠다”수많은 고민 속에 전준범은 이미 한 뼘 더 자라있었다.

울산|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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