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8일 앞두고… ‘상금 반토막’ KPGA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11월 2일 카이도 챔피언십 파행
“주최측 사정으로 총 10억→5억”…선수들 “협회는 뭐했나” 분통
26일 개막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참가비 대납 등 배려해줘 대조적

자신이 주최하는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선수로도 출전한 최경주(가운데)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25일 경남 김해 정산CC에서 노승열(오른쪽) 최진호(왼쪽) 등 후배 선수들과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KPGA 제공
자신이 주최하는 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선수로도 출전한 최경주(가운데)가 대회 개막 하루 전인 25일 경남 김해 정산CC에서 노승열(오른쪽) 최진호(왼쪽) 등 후배 선수들과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KPGA 제공
“어처구니가 없다. 이젠 더 이상 (한국프로골프)협회에 뭔가를 바라고 싶지 않다.”

한 남자 프로골퍼는 25일 전해진 황당한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시즌 마지막 대회의 총상금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KPGA는 “11월 2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여주 솔모로CC에서 열리는 카이도 투어챔피언십 총상금이 10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주최사인 카이도골프 코리아 측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총상금을 감액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억 원이던 우승 상금은 1억 원으로 줄었다.

대회 개막을 불과 8일 앞두고 총상금이 반 토막 난 것은 내년이면 출범 50주년을 맞는 KPGA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015년 KPGA선수권 당시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당초 발표된 총상금 10억 원이 8억 원으로 줄어든 전례가 있었을 뿐이다.


카이도골프 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우리 불찰이다. 최근 소송에 휘말려 법원에 공탁금을 걸게 되면서 (대회 관련) 예산을 돌려썼다”고 말했다. 카이도골프 코리아는 이번 시즌 19개 대회 가운데 8개를 개최하고 있지만 마무리가 아쉽게 됐다.

이번 사태는 타이틀스폰서 업체의 내부 문제가 원인이 됐다. 하지만 많은 프로 선수들은 팔짱만 끼고 있던 협회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호황을 누리는 상황에서 이에 비해 최근 장기 침체에 빠진 KPGA가 무리하게 대회 수만 늘리려다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원로 골프인은 “협회가 속 빈 강정 만들기를 조장하고 있다. 스폰서 영입에도 신중했어야 했다. 내실보다는 외형적인 실적에 매달리다 보니 남자프로들의 사기만 더 꺾고 있다”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26일 경남 김해 정산CC에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 상금 7억5000만 원)이 개막한다. 이 대회는 최경주가 국내 투어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며 2011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초대 챔피언에 오른 뒤 2012년 2연패를 달성했던 최경주도 출전해 후배들과 기량을 겨룬다. 최경주재단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전원(114명)의 참가비(1인당 11만 원)를 대납해주고, 임시 연습장을 제공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골프장 섭외, 스폰서 마련 등 난제가 많았지만 최경주라는 이름 석 자를 내세워 어렵사리 대회를 성사시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프로골프협회#kpga#kpga 총상금#최경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