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역투’ 윤성환, 삼성 9위 추격에 박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3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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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잔뜩 성난 빗줄기와 바닷바람이 그라운드를 휘감은 채 쉴 새 없이 몰아쳤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에이스’의 진가는 여지없이 발휘됐다.

삼성 우완투수 윤성환(36)이 빗속 역투를 펼치며 9위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삼성은 13일 포항 kt전에서 6이닝 4안타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윤성환을 앞세워 kt를 4-0으로 꺾고 7연패를 안겼다. 6월 들어 7승4패의 호조세 속에 어느덧 9위 kt와 격차를 1게임으로 줄였다.

말 그대로 ‘우중 혈투’였다. 이날 포항구장엔 예고되지 않은 빗줄기가 세차게 퍼부었다. 1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은 점차 거세져 2회초를 앞두고 결국 12분간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다시금 재개된 경기는 그러나 5회 들어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5회초 시작과 함께 거대한 비바람이 구장을 덮친 것이다. 그러나 심판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5회말 마운드 정비만을 마친 채 경기를 속개시켰고, 결국 6회부터 잦아든 빗줄기를 끝으로 경기는 9회까지 전개될 수 있었다.

선수단은 물론 관중들조차 쉽게 집중할 수 없었던 우중전. 그 속에서도 윤성환의 진가는 변함이 없었다. 윤성환은 1회 첫 두 타자를 연속안타로 내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1사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호투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6회까지 별다른 득점권 상황을 내주지 않고 7회 마운드를 후배 최충연에게 넘겼다. 총 105구 가운데 시속 140㎞대 직구(55개)와 120㎞대 슬라이더(25개), 110㎞ 안팎의 커브(14개)를 고루 섞어 효과를 봤다.

윤성환은 이날 호투로 3승(5패)째를 거두고 포항에서의 강세(9경기 8승1패 방어율 2.29)를 이어갔다. 최근 선발 2연패의 부진 역시 만회했다. 팀 타선은 2회말 김정혁의 1타점 결승 적시타와 3회 김헌곤의 2타점 좌중간 안타, 6회 이승엽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엮어 4점을 뽑아냈고, 최충연~장원삼~장필준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했다.

삼성의 승리와 함께 최하위 순위 싸움 역시 치열해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2게임을 사이에 뒀던 9위 kt와 10위 삼성의 격차는 이제 1경기차로 줄어들게 됐다. 남은 포항 2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7연패로 침체된 kt와 6월 들어 안정적인 오름세에 올라탄 삼성의 자존심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시점이다.

포항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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