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다둥이 아빠의 이름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2일 05시 45분


최진호가 2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한 뒤 부인, 세 아들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최진호가 2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우승한 뒤 부인, 세 아들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 KPGA SK텔레콤오픈 짜릿한 역전우승

4라운드 버디쇼…합계 19언더파 시즌 첫 승
단숨에 상금랭킹 1위…2년 연속 상금왕 시동


‘다둥이 아빠’ 최진호(33)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짜릿한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최진호는 2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는 무결점 경기를 펼쳤다. 이날만 6언더파 66타를 친 최진호는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박상현(17언더파 271타)을 제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 대회에선 2년만의 우승이자, KPGA 통산 7승째다.

4라운드를 앞두고 연습그린에서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챔피언조로 함께 경기에 나설 박상현과 최경주, 그리고 최진호는 1번홀로 가는 길목의 양쪽에 있는 2개의 연습그린에 흩어져 퍼트와 어프로치 등을 연습하며 결전에 대비했다. 평소 같았으면 연습 도중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 수도 있었지만, 박빙의 우승경쟁을 앞두고 있던 터라 연습그린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만큼 중요한 승부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는 듯했다.

최진호는 마지막까지 연습그린을 떠나지 않았다. 오전 11시 티오프를 몇 분 앞두고도 그린에서 계속 공을 굴렸다. 그린을 떠나기 전에는 10m 남짓한 거리의 퍼트연습에 집중하며 출격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했다.

최진호. 사진제공|KPGA
최진호. 사진제공|KPGA

승부가 시작되자 예상대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경기 초반에는 최경주의 반격이 거셌다. 1번홀부터 3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낚아 선두 박상현을 1타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이후 최경주는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우승경쟁에서 멀어졌다. 최종순위는 공동 18위(10언더파 278타).

중반 이후부터 최진호와 박상현의 1대1 대결로 흘러갔다. 전반까지 공동선두를 이루며 접전을 펼쳤다. 최진호의 뒷심이 좋았다. 최진호는 14번홀(파4)에서 보기 위기를 맞았지만, 약 4m 거리의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탈출했다. 곧바로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선두가 됐고, 16번홀(파3)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진호는 10m 거리에서 굴린 회심의 버디 퍼트가 홀 속으로 빨려들어가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 전 마지막까지 퍼트연습을 한 것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박상현은 이 홀에서 티샷을 홀 5m에 붙여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아쉽게 파에 그쳤다.

시즌 초반 미국프로골프(PGA)와 유러피언투어를 병행하느라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던 최진호는 KPGA 투어 시즌 4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챙기며 2년 연속 상금왕 등극에 시동을 걸었다.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을 획득해 상금랭킹 1위(2억5829만1111원)로 도약했다. 이상희는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지만, 약 100만원 차이로 상금랭킹 2위(2억5720만9091원)로 내려앉았다.

최진호는 “오늘은 중요한 경기여서 마지막까지도 집중하면서 연습했다”며 “얼마 전 셋째 아들이 태어났는데, 우승트로피를 들고 또 한 번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2011년 결혼한 최진호는 아들 셋을 둔 다둥이 아빠로도 유명하다.

인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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