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선발’ 홍상삼을 향한 두산의 기대와 걱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3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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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홍상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홍상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은 2선발 마이클 보우덴의 어깨 부상 이후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판타스틱4’의 한 축이 무너지며 강점인 선발야구가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1강 체제를 구축하려던 계산이 어긋나면서 5월초까지 5할 승률 문턱을 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선수는 우완 홍상삼(27)이다. 2008년 충암고 졸업 후 두산에 입단한 홍상삼은 그간 불펜에서 주로 활약했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전역한 뒤로도 복귀 보직은 셋업맨이었다. 스리쿼터로 공을 던지는 홍상삼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이 최대 무기이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경찰청에 다녀온 뒤로도 이는 늘 홍상삼의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홍상삼의 선발 전환을 놓고 우려 섞인 시선은 적지 않았다. 프로 입단 이후 선발 경험이 부족할 뿐더러 제구력이 불안정하다는 이유가 그 배경이었다. 선발로서 베일을 벗은 3일 대구 삼성전. 홍상삼은 5이닝 7안타(1홈런) 3볼넷 3삼진 4실점으로 합격점을 받아내지 못했다. 투구수 역시 92개로 많은 편이었다. 당시 팀이 든든하게 득점지원을 해준 덕분에 승리는 챙겼지만, 100% 만족할 만한 성적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홍상삼을 향한 두산 코칭스태프의 마음은 어떠할까. 12일 비로 취소된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두산 한용덕 투수코치는 ‘복불복’이라는 단어로 마음을 대신했다. 완벽한 믿음도, 전무한 기대도 아닌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한 코치는 “그래도 지난 등판은 오히려 선발보다 괜찮았다는 내부평가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감을 찾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상삼이에겐 ‘완급조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일단은 자기 식대로 밀고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면서 “선발로 몇 게임 뛰다보면 완급도 조절하고, 투구수도 관리하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상삼에게 거는 기대는 다음날 선발 예고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두 번째 선발등판이었던 8일 잠실 SK전이 비로 취소된 뒤 다음날 선봉장이 더스틴 니퍼트로 바뀌었지만, 이날 김태형 감독은 다음날인 13일 선발을 홍상삼으로 예고했다. 두 차례 연속 선발 기회가 사라지는 아픔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결정이었다.

사직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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