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지훈 ‘함평 군복무’ 자처 후 조기복귀까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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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지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박지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 시즌 KIA 불펜진엔 복귀 선수들이 있었다. 군 복무 등 공백기를 갖고 돌아온 투수들, 그러나 이중에서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이는 단 한 명뿐이었다. 데뷔 6년차 시즌을 맞이한 우완투수 박지훈(28)이 그 주인공이다.

경북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박지훈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당시엔 연고지 1차지명이 폐지된 전면드래프트였다. 신생팀 NC의 우선지명 2명을 포함하면, 6번째로 빨리 이름이 불린 셈이었다.

기대를 받고 입단한 박지훈은 첫 해부터 선동열 감독의 눈에 들어 곧장 1군에서 필승계투조로 활약했다. 2012시즌 3승3패 2세이브 10홀드 방어율 3.38로 신인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듬해 2승1패 1세이브 4홀드 방어율 10.92로 부진한 뒤, 1군에서 사라졌다. 2014년 5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그해 말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박지훈은 고향인 대구를 떠나, 타지인 전남 함평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굳이 먼 곳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함평에 있는 구단의 2군 훈련장에서 운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는 “수술을 하고 집에 있는데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2년이란 시간이 길게 보면 긴데, 어떻게 보면 짧다. 그래서 구단의 도움을 받아 함평에서 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의 선택은 옳았다. 지난해 12월 소집해제된 그는 곧장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 복귀를 준비했다. 박지훈은 “2년간 시간이 많진 않았지만, 퇴근 후 야간이나 주말을 활용해 꾸준히 훈련을 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시간이 많지 않아 일주일에 1~2번, 평소엔 웨이트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춰 운동했다”고 밝혔다.

상무나 경찰야구단이 아닌, 실전 공백이 큰 공익근무를 했지만 스스로 노력으로 조기복귀가 가능했다. 함평 2군 시설에서 재활을 마친 뒤, 꾸준히 몸을 만든 결과였다. 캠프 때만 해도 확신은 없었다. 그는 “사실 내 몸 상태를 정확히 모르니, 캠프 때는 그 부분을 채우느라 바빴다. 또 수술을 했기 때문에 그쪽에 신경을 써야 했다”며 “스피드는 신경 안 쓰려고 한다. 예전에도 스피드를 올리려다가 밸런스가 안 좋아 고전했고, 수술까지 했다. 언젠간 올라올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대진 투수코치와 부상 없이 던질 수 있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훈련을 했다. 1군 필승조로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최근 뒷문이 불안한 KIA이기에 복귀한 그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박지훈은 “필승조에 바로 들어가고 이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아파서 던지지 못하니 정말 던지고 싶었다. 아직 좋다고 하기엔 이른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시즌이 끝나고 좋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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