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왜 신진식 감독을 선택했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4일 05시 30분


삼성화재가 3일 새 사령탑으로 신진식 감독을 공식선임했다. 선수부터 수석코치까지 팀의 레전드로 활약했던 만큼 그의 복귀는 예상된 시나리오였지만, 최종결정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가 3일 새 사령탑으로 신진식 감독을 공식선임했다. 선수부터 수석코치까지 팀의 레전드로 활약했던 만큼 그의 복귀는 예상된 시나리오였지만, 최종결정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의 신진식(42) 감독 선임은 일견 가장 무난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쩌면 가장 예상하기 쉬운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 삼성화재 신치용 단장의 고민은 생각 이상으로 깊었다. 삼성화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배구계에서는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했다. 이 모든 억측을 불식시키고 삼성화재는 3일 신진식 전 코치를 신치용~임도헌 전 감독에 이어 3대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했다.

● “다른 감독에 비해 밀릴 게 없다”

신 단장은 지난달 31일 극비 회동에서 “네가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 감독은 “(워낙 전통의 명문이라) 부담도 됐고, (갑작스런 임 전 감독의 사퇴로) 팀도 어수선하니 부담은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삼성화재 감독직을 마다할 배구인은 없을 터다. 신 감독의 이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삼성화재 레전드 선수부터, 수석코치까지 일생의 커리어가 삼성화재 감독직을 향해 있었다.

오히려 궁금증은 삼성화재가 신진식을 낙점한 ‘필연성’이었다. 신 단장은 “(젊은 감독 후보군을 다 살펴봤는데) 밀릴 게 없었다”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V리그 8회 우승 감독인 신 단장은 “배구를 대하는 기본기, 기술, 훈련, 팀워크 등에 걸쳐서 신진식은 배구를 안다”고 짧지만 무게감을 담아 말했다. 신 단장이 남다르게 평가한 또 하나의 덕목은 신 감독의 ‘카리스마’였다. “요즘 젊은 지도자들이 ‘배려’, ‘소통’ 이런 가치를 앞세우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강한 훈련, 카리스마는 여전히 유효한 가치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헌신’에 입각한 삼성화재의 ‘조직배구’를 실행할 적임자를 찾았다는 뜻이다. 삼성화재 배구단의 팀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신 감독 인선의 핵심 배경이다.

삼성화재 선수 시절 신진식. 사진제공|KOVO
삼성화재 선수 시절 신진식. 사진제공|KOVO

● 현장-프런트 합작 체제로 삼성화재 리부팅

배구계에서는 이번시즌 개막 직전 팀을 갑자기 떠난 신 감독의 행보를 두고, “삼성화재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강했다. 경위야 어찌됐든 좋은 그림이 아니었던 데다 정도(正道)를 중시하는 신 단장의 성향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컸다. 그런 맥락에서 신진식의 감독컴백은 삼성화재 문화에서 이례적 ‘복권’이라 할 수 있다. 신 단장은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다만 신 감독이 과오를 인정한다. 그러니 나도 져줘야지 어떡하겠는가?”라고 복잡한 의미로 읽힐 웃음을 지었다.

이제 다시 한배를 탄 이상, 바라보는 방향은 같다. 신 감독은 “우승 말고 뭐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신 단장도 “선수 보강, 훈련 방식에서 신 감독을 돕겠다”고 말했다. 임 전 감독에게 전권을 줬던 방식을 바꿔 프런트와 현장의 협업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신 단장 지시로 삼성화재 배구단은 사무국까지 서울 강남에서 선수단 숙소와 체육관이 위치한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 센터로 옮겼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사진제공|삼성화재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사진제공|삼성화재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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