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나선 감독들이 ‘일찍 끝낸다’고 하는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3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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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팀 감독 대부분은 “빨리 끝내고 4강 PO(5전3승)에 올라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역대로 6강 PO부터 출발해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20시즌 동안 총 4차례밖에 없었다. 그만큼 4강 PO로 직행한 정규리그 1위와 2위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이틀에 한 경기씩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어 시리즈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체력적 열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만 제대로 된 승부가 가능하다.

● 체력 소모 큰 PO 경기 일정

6강 PO를 치르는 팀들은 시리즈를 3연승 또는 3승1패로 끝내야 4일 이상의 휴식기간을 얻을 수 있다. 6강 PO가 5차전까지 가면 휴식시간은 길어야 이틀이다. 물론 6강 PO를 일찍 끝내더라도 마냥 쉴 수는 없다. 4강 PO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6강 PO를 5차전까지 치르면 9일간 5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그 뒤 이틀을 쉬고 또 이틀에 한 경기씩 펼쳐야 한다. 이동거리까지 고려하면 선수들에게 많은 피로가 쌓인다. 주전의존도가 큰 팀들은 부담이 가중된다.

지난 시즌 오리온은 정규리그 3위로 6강 PO부터 치렀지만, 결국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오리온은 6강 PO와 4강 PO를 모두 3연승으로 끝냈다. 쉴 시간이 충분했다. 반대로 2008~2009시즌 KCC는 PO에서 모든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치러 총 17경기를 벌인 끝에 우승했다. KCC 같은 사례는 재현되기 쉽지 않다. 그만큼 PO 일정이 빡빡하다.

● 준비시간과 전술적 완성도


PO 같은 큰 무대에선 감독의 전술적 준비와 선수들의 이행도가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정규리그에서 6번 만난 상대에게 새롭게 할 게 뭐가 있느냐”고 말하면서도 필승전략이나 전술을 최소 2~3가지는 준비한다. 다음 라운드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도 가능한 한 빨리 끝내는 게 좋다.

6강 PO를 3승1패로 마친 팀은 4일을 쉰다. 이틀 정도 선수들에게 쉴 시간을 주면서 코칭스태프는 4강 PO 상대를 분석하고, 전술을 짠다. 이와 동시에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훈련을 실시한다. 그러나 6강 PO를 5차전까지 가면 4강 PO에 올라도 준비시간이 적어진다. 전술적 구상은 가능하지만, 훈련시간이 부족해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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