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즈 높이 넘은 삼성생명의 ‘발농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3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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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별(35번)을 앞세운 삼성생명이 1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4-59로 완승을 거두고 2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삼성생명의 스피드는 KB스타즈의 높이를 압도했다. 사진제공|WKBL
김한별(35번)을 앞세운 삼성생명이 1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4-59로 완승을 거두고 2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삼성생명의 스피드는 KB스타즈의 높이를 압도했다. 사진제공|WKBL
2차전 4쿼터에만 속공 4개…스피드 승부
2대2 플레이로 발 느린 상대 센터 교란도
‘PO 1·2차전 싹쓸이’ 챔프전 진출 원동력


농구는 이른바 ‘높이’의 스포츠로 통한다. 기량이 뛰어난 장신선수를 다수 보유한 팀은 경기를 풀어가기가 한결 수월하다. 신장에서 열세인 팀은 장신선수가 많은 팀을 만나면 상대보다 배는 뛰어야 한다. 간혹 2명이 한꺼번에 장신선수를 마크하는 더블 팀 디펜스도 해야 하고, 공격에서도 슛을 시도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

삼성생명-KB스타즈의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3전2승제)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KB스타즈에는 193㎝의 장신 박지수가 버티고 있고, 외국인선수도 골밑 위주로 움직이는 플레네트 피어슨(187㎝)과 카라 브랙스턴(198㎝)으로 구성돼 있다. 상대팀 삼성생명에는 엘리사 토마스(185㎝), 배혜윤(182㎝) 등이 있지만 KB스타즈에 비하면 높이는 확실히 낮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PO를 2전승으로 마치고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에 올랐다. 상대의 높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스피드를 앞세웠고, 신장이 큰 선수들의 민첩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최대한 물고 늘어져 성공한 덕분이다.

삼성생명 토마스. 사진제공|WKBL
삼성생명 토마스. 사진제공|WKBL

12일 청주체육관에서 벌어진 PO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생명은 초반부터 달렸다. 4쿼터에만 속공 4개를 성공시켰다.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토마스가 백코트가 늦은 상대 수비를 완전히 무너트리며 4개의 속공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 덕에 삼성생명은 1쿼터부터 23-18로 앞설 수 있었다. 2쿼터도 비슷했다. 지역방어를 가동한 KB스타즈에 잠시 고전했지만, 2쿼터 중반부터 스피드가 되살아났다. 삼성생명은 2쿼터에만 속공 득점 6점을 올리며 41-32, 9점차로 더 도망갔다.

속공뿐이 아니었다. 삼성생명은 세트오펜스에서 주요 공격루트를 2대2 플레이로 개척했다. 삼성생명은 발이 느린 상대 센터들을 많이 움직이게 만들면서 자유투라인 부근에서 노 마크 2점슛 찬스를 대거 잡았다. KB스타즈 장신선수들의 반응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삼성생명은 공격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득점도 잘 쌓아나갔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PO처럼 중요한 무대에선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강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이번 시리즈를 준비했다. 상대의 높이가 좋지만 스피드에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속공 등 팀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청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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