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의 미학 실천하는 이만수 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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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4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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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만수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몰려도, 정승이 죽으면 찾아오는 이 없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이런 세태에 권력에서 내려온 뒤에야 사람들의 더 큰 칭송을 받는 일이 흔치 않게도 세상에는 존재한다. 야구계에서는 이만수 전 SK 감독(59)이 그런 사람이다.

이 전 감독이 만든 비영리 사단법인 ‘헐크 파운데이션’은 지난 2일 1억원을 기부했다. 피칭머신 제작업체 ‘팡팡’의 홍보모델료로 받은 1억원 전액을 유소년 야구팀 지원을 위해 내놓았다. 이 감독은 이 돈으로 피칭머신 12대를 구입해 매달 1대씩 기부할 예정이다. 한화에서 은퇴한 한상훈이 감독으로 있는 ‘한상훈 베이스볼클럽’이 그 첫 번째 수혜를 입었다.

이에 앞서 이 전 감독은 2016년 8월 대구 참조은병원 광고모델료 2억원을 국내외의 유소년 야구 활동 지원을 위해 기부했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한국, 라오스, 미국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 재능기부를 한다.

이런 이 전 감독의 진심에 감화된 SK 와이번스 최창원 구단주는 ‘헐크 파운데이션’에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SK 감독에서 내려온 뒤, 이 전 감독은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로 건너가 ‘야구 전도사’로 물심양면 뛰었다. ‘라오 브라더스’라는 팀을 비롯해 어느덧 초등학교 야구부 3팀이 만들어진 단계에 이르렀다. 라오스 정부로부터 총리가 수여하는 훈장까지 받았다.

이 전 감독은 KBO육성부위원장이자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으로서 일하는 진심에서는 소명의식마저 느껴진다. 현장 복귀의 여지가 남아있겠지만 그와 별개로 지금 이 감독의 얼굴은 행복해 보인다.

김영준 기자 gs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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