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떠난 린드블럼, ML 피츠버그행 유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9일 05시 30분


전 롯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전 롯데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통상 외국인투수가 교체되면 새로 오는 선수에 관심이 집중된다. 떠난 선수는 잊힐 뿐이다. 그런 점에서 8일 롯데의 외국인 선수 교체는 꽤 이례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새로 영입된 우완투수 파커 마켈(26)보다 KBO리그와 이별하는 조쉬 린드블럼(29)에 더 시선이 쏠렸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은 2015시즌 KBO리그에 들어온 뒤, 32경기에서 13승11패 방어율 3.56을 기록하며 일약 롯데 에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210이닝을 던져 롯데 팬들 사이에서 전설적 철완투수 고(故) 최동원에 빗대 ‘린동원’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2016시즌에도 린드블럼은 악재를 떨치고 10승(13패)을 거뒀다. 방어율 5.28로 부진했음에도 177.1이닝을 책임졌다.

2015년 85만 달러였던 연봉은 2016년 120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롯데도 린드블럼을 보류선수에 넣고,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는데 결과는 결렬이었다.

비즈니스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린드블럼의 가정사가 결정적이었다. 린드블럼은 롯데 구단 SNS를 통해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딸 먼로의 치료를 위해 부산을 떠나기로 했다”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남겼다. 먼로는 두 차례 더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의 건강이 회복되면 다시 롯데로 돌아올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했다.

처음 LA 다저스 출신 린드블럼이 롯데에 왔을 때 ‘커쇼 친구’로 알려졌다. 그러나 팀을 위한 헌신, 한국 팬들을 위한 기부 활동 등, 진정성에서 마음에 울림을 남겼다. 비록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더 이상의 재계약은 어렵게 됐어도 프로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야구계 소식통에 따르면,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29)의 소속팀이라 2017시즌에도 한국팬들이 린드블럼을 TV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롯데가 새로 영입한 마켈은 계약금 25만 달러, 연봉 52만 5000달러의 조건에 부산행을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193㎝ 큰 키에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알려졌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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