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슈틸리케, 경질 여론 잠재울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5일 05시 45분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비겨도 비난 불가피…꼭 승리해야
이정협 등 올드보이 재발탁 승부수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을 치른다. 이번 경기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이자, 울리 슈틸리케(62·독일) 대표팀 감독의 거취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중대 일전이다.

현재 한국은 2승1무1패, 승점 7로 A조 3위에 머물고 있다. 우즈벡은 3승1패, 승점 9로 A조 2위다. 한국이 만약 우즈벡에 패한다면 승점차는 5점으로 벌어진다. 게다가 A조 1위 이란(승점 10)의 5차전 상대는 약체 시리아다. 5차전에서 이란이 승리하고 한국이 패한다면, 양국의 승점차는 6점으로 커진다. 팀당 10경기를 소화하는 최종예선에선 최소 조 2위를 차지해야 러시아월드컵에 직행한다. 우즈벡에 패한다면 한국으로선 남은 5경기에서 조 2위를 확보하기가 힘들어진다. 비겨도 마찬가지다. 승점 2점을 앞서있는 우즈벡으로선 무승부만 거둬도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의 처지는 다르다. 반환점을 3위로 돈 뒤 내년 3월 최종예선이 재개되면 뒤집을 수 있는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한동안 상승곡선을 그리며 ‘갓틸리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최종예선 들어 졸전을 거듭하고 잇단 설화(舌禍)를 일으키면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또 지난달 이란에 0-1로 완패했을 당시 두드러졌듯 벤치 파워의 부족도 드러냈다.

축구대표팀 이정협(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축구대표팀 이정협(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을 앞두고 이정협(울산), 박주호(도르트문트), 윤석영(브뢴뷔) 등 소속팀에서 부진하거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을 대거 호출했다. 부임 초기 자신과 함께 좋은 성과를 낸 ‘올드보이’들을 재발탁했지만, 이는 ‘소속팀 성적 우선’이란 자신의 원칙을 뒤집은 선택이었다. 막다른 골목에서 띄운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 때문에 우즈벡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모를까, 비기기만 해도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여론은 경질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이 승리를 통해 여러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아니면 호된 비판 속에 경질 논란을 자초할지는 우즈벡전 결과에 달려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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