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의 국내 잔류엔 한 가지 꼬리표가 붙는다. FA 18년 역사상 최초로 ‘100억원’ 선수가 탄생할지 여부다. ‘최고대우’라는 결론 아래 교감을 나누고 있지만, 이 액수에 대해선 구단도 고민이 많다. 해당 선수들과 연관된 팀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도대체 얼마를 줘야 하나”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100억원은 그동안 FA 시장의 ‘심리적 한계선’으로 작용했다. 실제 100억원이 넘는 돈을 받는 선수들이 있어도 항상 발표액은 100억원 미만이었다. 구단들에겐 두려움과 부담감 속에 ‘마지노선’으로 작용한 액수였지만, ‘최고대우’라는 상징성 아래 이 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생겼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선수를 1명 더 늘린 것이나 육성 시스템에 투자를 하는 것 모두 FA 거품을 빼자면서 나온 대책들이다. 이제 외국인선수는 3명 모두 100만달러짜리 특급을 원하고, FA까지 100억원 얘기가 나온다. 결국 돈은 돈대로 더 쓰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 최순실 게이트, FA 시장까지 불똥?
불안한 시국 역시 FA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국내 사정이 모기업의 우산 아래 운영되는 프로구단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침체는 물론이고,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았다.
주말 사이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미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 총수들을 비공개로 소환조사했다.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을 드나드는 상황에서 FA 영입 같은 이슈를 터뜨리기엔 정서상 부담이 있다.
시장에서 돈을 푸는 건 보통 대기업 구단들이다. 여기에 대기업 구단 외에 잠재적 소비자인 NC 같은 구단은 승부조작 등 스캔들 연루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누가 먼저 지갑을 열지, ‘1호 계약’을 두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