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도전 동지’ 황재균 향한 손아섭의 응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4일 09시 30분


롯데 손아섭-황재균(오른쪽). 스포츠동아DB
롯데 손아섭-황재균(오른쪽). 스포츠동아DB
“다시 도전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멋지지 않습니까.”

불과 1년 전, 도전과 좌절의 순간을 함께 했던 ‘동지’의 목소리엔 응원의 메시지가 듬뿍 담겨있었다. 메이저리그(ML) 재도전을 선언한 롯데 황재균(29)을 향해 후배 손아섭(28)이 선배의 성공을 두 손 모아 기원했다.

지난해는 유독 한국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이 봇물을 터뜨린 시기였다. 박병호와 김현수, 이대호, 오승환 등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곧장 미국땅을 밟은 선수들이 줄을 이었다. 황재균과 손아섭도 이들과 같은 꿈을 품었다. 시즌 직후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 절차를 통해 미국 무대를 밟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높디높은 벽은 둘의 도전을 쉽게 용납하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지금, 둘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FA(프리에이전트) 황재균은 다시 한번 ML 도전을 선언했고, 손아섭은 꿈을 잠시 뒤로 미뤘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내년 시즌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비록 이번 도전은 함께 하지 못해도 손아섭의 시선은 황재균이 머물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로 향해 있었다. 그는 “(황)재균이형과는 최근에도 연락을 주고 받는다”며 “전화나 모바일 메신저로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응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황재균이 꼭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손아섭은 “항상 지켜봤지만 형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를 알기에 이번에는 꼭 꿈을 이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형이 다시 도전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멋지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후배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인의 ML 진출에 대해선 조심스레 말을 아꼈다. 내년 시즌 직후 ML 도전을 다시 꿈꾸고 있느냐는 질문에 손아섭은 “아직은 그 문제를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 현재 상황에 집중하기도 바쁘다”며 잘라 말했다.

우선 시급한 과제는 본인과 팀의 명예회복이다. 손아섭은 2016시즌 전경기(144게임)에 선발출장하는 지구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테이블세터로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팀 역시 8위에 그친 채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예비 FA로서 내년 시즌 팀을 재도약시킬 임무가 손아섭에게 주어진 상황이다. 그는 “한 시즌이 너무나도 빨리 끝났다는 아쉬움과 후회가 든다. 내년에는 이 같은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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