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두산, 홍성흔 은퇴 권유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7일 05시 30분


두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두산 홍성흔. 스포츠동아DB
두산이 베테랑 지명타자 홍성흔(39)에게 은퇴를 권유하기로 결정했다. 두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시리즈(KS) 우승 행사가 정리 되는대로 두산 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이 순차적으로 홍성흔을 만날 것이다. 이 자리에서 프런트와 현장의 의견이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홍성흔의 생각을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흔은 2012년 11월 4년 총액 31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친정팀 두산으로 컴백했다. 2016시즌을 끝으로 두산과 홍성흔의 계약 기간은 끝났다. 2016시즌 1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홍성흔은 FA 재취득 자격을 얻지 못했다. 두산과 재계약을 해야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인데 비관적이다. 두산은 현실적으로 홍성흔에게 3가지 제안을 내놓을 것이 유력하다. ▲은퇴 후 지도자 연수 ▲플레잉 코치 ▲조건 없는 방출 등이 그것이다. 어느 쪽이든 2017시즌 전력구상에서 홍성흔을 배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공은 홍성흔에게 넘어간 셈이다. 은퇴를 수용하고 평생 두산맨으로 남을 것인지, 은퇴를 전제로 하는 조건부 현역을 이어갈 것인지, 현역 인생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 위해 두산과의 결별을 택할 것인지를 놓고 결단해야 될 시점이 임박했다.

경희대를 졸업한 홍성흔은 두산(당시 OB)의 1차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1999년 입단 첫해부터 111경기에 출장하며 주전 포수를 꿰찼다. 그해 신인상을 탔고, 포수로서 2차례, 지명타자로서 4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8시즌 직후 FA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고, 전성기를 누렸다. 2013시즌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와 2년간 주장을 역임했다. 2015시즌에는 KBO리그 우타자 최초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5시즌 93경기(타율 0.262), 2016시즌 17경기(타율 0.250) 출장에 그치며 하락세에 빠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홍성흔과의 개인적 인연이 각별하지만 오직 실력으로 말해야하는 현실 앞에서 읍참마속을 결행할 때가 잦았다. 기회는 주되, 잡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여느 선수와 마찬가지로 1군 엔트리에 두지 않았다. 2016년 KS 엔트리에도 홍성흔의 이름은 없었다. 이런 환경에서 홍성흔에게 2017시즌에도 우선적 기회를 주기란 쉽지 않다.

두산은 김동주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레전드 스타와의 결별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를 겪은 팀이다. 성향은 전혀 다르지만, 홍성흔도 두산 역사에 지워질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존재감을 갖고 있다. 두산도 여느 구단처럼 아름다운 은퇴식을 열 수 있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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