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의 간절함 “팀에 보탬되면 타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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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4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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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24). 스포츠동아DB
LG 임찬규(24). 스포츠동아DB
LG는 23일까지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경기와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 PO 2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야수, 투수를 포함해 유일하게 경기출장을 하지 못한 선수가 있다. 바로 임찬규(24)다. 그는 준PO 엔트리부터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 가을무대는 한 번도 밟지 못했다.

어쩔 수 없었다. LG는 포스트시즌 내내 선발들이 호투하면서 ‘롱맨’ 역할을 맡은 임찬규가 등판할 틈이 없었다. 준PO 4차전에서는 선발 류제국(33)이 일찍 강판했지만 바통을 이동현(33)이 이어 받아 데일리MVP가 됐다.

다행히 팀은 PO까지 진출해 임찬규의 가을도 즐거워졌지만, 아무래도 선수이다 보니 등판해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는 PO 2차전을 앞두고 덕아웃 앞에서 펑고 배트를 집어 들었다. 팀 훈련이 끝난 뒤 공을 정리하기 위해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을 할애해 타자로서 훈련(?)을 감행한 것이다. 그는 우투수이면서 왼쪽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우투좌타’의 모습을 보여줘 감탄을 자아내더니, 다시 오른손으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르며 정확한 타격방향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이뿐 아니다. 임찬규는 ‘우타냐, 좌타냐’는 질문에 “비밀”이라며 미소 짓고는 “나중에 (타자로 나가게 되면) 그때 확인하라”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야구선수들에게 가을은 ‘축제’다.

어떤 보직이든, 어떤 상황이든 상관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 임찬규도 언제든지, 어떤 상황에서든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게 만약 타자라고 해도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 말이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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