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2차전 전망] 선발 양현종-류제국의 어깨에 운명 달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5시 30분


KIA 양현종-LG 류제국(오른쪽). 스포츠동아DB
KIA 양현종-LG 류제국(오른쪽). 스포츠동아DB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 됐다. 분위기는 오히려 KIA가 좋다. 1무 또는 1패를 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 1차전 승부에서 이기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정규시즌(7승1무8패)까지 포함하면 이제 8승1무8패로 균형을 맞췄다. 마이너스 살림에서 본전을 찾은 느낌이다. LG는 반대로 가지고 있던 것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상황적으로는 여전히 LG가 유리하다. 2차전에서 무승부가 될 경우 4위인 LG가 준PO 진출권을 얻기 때문이다.

11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승부의 키는 역시 선발투수가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일이 없는 승부이기 때문에 초반에 주도권을 잡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KIA는 양현종, LG는 류제국을 2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둘 다 호락호락한 투수는 아니다.

기록적으로도 엇비슷하다. 류제국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개인 시즌 최다승인 13승(11패)을 올렸고, 시즌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1승4패로 출발할 때만 해도 불안했지만, 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전반기에 5승8패, 방어율 5.11을 기록한 뒤 후반기에만 완봉승 1차례 포함해 8승3패, 방어율 3.36의 호성적을 올렸다.

양현종은 자타공인 KIA의 좌완 에이스다. 올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12패)에 그쳤지만, 200이닝을 돌파(200.1이닝)하며 방어율 3.68을 기록했다. 방어율 전체 4위인데,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국내 투수 중에선 두산 장원준(3.32)에 이어 2위다. 그만큼 계산이 서는 투수라는 의미다.

상대성적도 좋다. 류제국은 KIA전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를 기록하면서 방어율 2.37로 자신의 시즌 방어율보다 훨씬 좋은 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은 LG전 6경기에 나서 2승2패를 거두면서 방어율 2.41을 마크했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시즌 기록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은 또 다른 무대이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등판한 KIA 헥터 노에시는 정규시즌에 LG에 다소 약한 면(1승2패, 방어율 4.15)을 보였지만, 이날은 제몫을 다해냈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

타선은 1차전을 치렀기 때문에 양 팀 모두 1차전보다는 긴장이 풀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1차전에서 드러났듯이 양 팀 다 1번타자의 방망이가 숙제다. 1차전에 리드오프로 나선 KIA 김선빈과 LG 김용의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공격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어차피 다득점이 쉽지 않은 포스트시즌이라는 점에서 1번타자가 터지는 팀이 2차전을 좀 더 수월하게 풀어나갈 전망이다.

큰 경기에서 늘 그렇듯, 승부는 결국 큰 것 하나와 결정적 실책, 본헤드플레이 하나에서 갈라질 가능성도 있다. 1차전에서도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기본에 충실한 팀이 승리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밖에 없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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