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아이처럼 좋아한 유재학

  • 동아일보

KBL, 국내 신인 드래프트 순위 추첨
모비스 유 감독, 1순위 지명권 획득 “이종현-최준용 중 1명 선택할 것”
SK 2순위, 전자랜드 3순위권 차지

모비스 유재학 감독(오른쪽)이 신인 선수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뒤 엄지를 치켜세우며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모비스 유재학 감독(오른쪽)이 신인 선수 1순위 지명권을 얻은 뒤 엄지를 치켜세우며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모비스 유재학 감독(53)은 프로농구 최다승과 최다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워낙 경험이 많기에 지난해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500승을 돌파했을 때도 표정은 무덤덤했다. “뭐 그냥 그래요”라며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펄쩍 뛰며 기뻐했다. 신인 선수 1순위 지명권이 ‘명장’ 유 감독을 춤추게 만들었다.

 2016 KBL 국내 신인 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이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이종현(203cm) 강상재(200cm·이상 고려대) 최준용(200cm·연세대) 등 ‘빅3’를 낙점할 수 있는 1라운드 1∼3순위 지명권은 모비스, SK, 전자랜드가 차지했다. 이날 추첨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오리온, KCC)을 제외한 8팀이 동일 확률(12.5%)로 1∼4순위까지 추첨한 뒤, 나머지 4팀은 정규리그 상위부터 하위 팀 순으로 10∼40%의 확률을 부여해 5∼8 순위를 정했다(4순위 삼성, 5순위 LG, 6순위 kt, 7순위 동부, 8순위 KGC). KCC와 오리온은 자동으로 9, 10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2라운드부터는 앞 라운드 역순으로 지명권을 갖는다.

 이번 드래프트는 미국프로농구(NBA) 방식을 벤치마킹해 처음으로 순위 추첨과 지명을 이원화했다. 역대 최강이라고 할 만한 신인들을 활용해 이슈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각 구단의 전력 구상에 여유를 주기 위해서다. 추첨과 지명을 같은 날에 했던 이전과는 달리 어떤 선수를 뽑을지는 보름 뒤인 18일까지 결정하면 된다. 이에 따라 차분하게 전력을 분석해 신인 지명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구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이날 남자 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유 감독은 “10월 3일이 특별한 날인 것 같다. 아시아경기에서 우승했을 때만큼 기쁘다. 1순위는 생각도 안 했는데 깜짝 놀랐다. 구단과 상의해 둘(이종현과 최준용) 중 한 명을 뽑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준용은 공수에서 활용도가 좋다. 이종현은 높이가 있고 팔도 긴 데다 아시아경기 우승으로 병역 혜택을 받은 게 장점”이라면서도 “둘 다 즉시 전력감이지만 최근 부상도 있고 해서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모비스는 이날 끝난 2016 KCC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에서 쓰촨(중국)에 77-74로 역전승을 거뒀다. 2승 1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KCC, 웰링턴(뉴질랜드)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며 신인 지명권 1순위와 아시아 챔피언을 한꺼번에 차지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모비스#유재학 감독#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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