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는 박성현, 한가위 같은 성과 나오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3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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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가 없다.

하지만 최근 4주 연속 출전에 따른 체력 저하에 시달린 박성현(23·넵스)은 11일 국제선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15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골프장(파71)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출국에 앞서 박성현은 “부담이 가는 대회다. 어쩌면 내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KLPGA투어 16개 대회에서 7승을 올리며 단일 시즌 최고 상금 신기록(12억1353만 원)을 갈아 치운 그의 시선은 더 큰 세상을 향하고 있다. 내년 시즌 미국 LPGA투어 직행을 노리는 박성현에게 에비앙 챔피언은 그 꿈을 실현 시켜줄 수 있는 무대다.

박성현은 앞서 LPGA투어 대회에 5번 출전해 약 40만 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LPGA투어 회원이었다면 상금 랭킹 29위에 해당된다. 박성현과 같은 비회원이 다음 시즌 투어 출전권을 확보하려면 컷이 있는 대회에서 받은 상금만 합산해 랭킹 4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끝으로 남은 LPGA투어 대회에는 컷이 없다. 지난해 상금 랭킹 40위 페닐라 린드버그(스웨덴)는 41만7000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박성현이 에비앙챔피언십에서 20위 이내에 진입해 5만 달러 내외를 보태면 무난히 ‘커트라인’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상위권에 진입해 에비앙 챔피언십에는 출전하지 않으려 했었다. 그러나 공동 50위로 9000달러의 상금을 추가하며 목표가 빗나갔다.

박성현은 다음달 인천에서 열리는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해도 미국 직행의 길을 열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장뿐인 카드를 다투는 것이어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게 분명하다. 박성현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다걸기를 하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가운데 박성현과 같은 경로를 밟은 선수는 없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동시에 통할 정상급 실력을 갖춘 선수만이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좀처럼 내색하지 않는 박성현은 올 시즌 대상포진, 치통 등으로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면서도 한국 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그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최연소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던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가 2년 연속 우승을 노린다. 최근 5년 연속 한 명 이상의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했던 한국은 올해 아직 우승자가 없다. 따라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 우승의 갈증을 풀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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