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올림픽 리허설 6개월앞… ‘무사안일’ 평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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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D―6개월.’

2018년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은 29일 현재 1년 5개월이 조금 넘는 529일 남았다. 하지만 개막 1년여 전 열리는 테스트 이벤트(사전 점검 리허설)까지는 6개월도 남지 않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1∼3월 빙상, 스키 등 겨울올림픽 전 종목 테스트 이벤트 결과로 평창의 준비 상태를 최종 점검한다.

본보 취재팀이 평창의 준비 상황을 점검한 결과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등 주체들의 무사안일주의와 비협조, 정부의 무관심 속에 현장은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었다.

29일 평창조직위와 강원도 등에 따르면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와 12개 경기장의 공사 진척률은 평균 61%(19일 기준)다. 기존 스키 경기장을 보완해 짓는 용평 알파인 경기장은 최근에야 첫 삽을 떴다. 10월부터 진행되는 종목별 국제경기연맹의 경기장 인증을 통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강원도, 평창조직위는 추가 예산 등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원도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은 겉으로는 “다 잘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중앙정부 파견 공무원들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와 강원도, 평창조직위 고위 간부가 참여하는 조직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도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열린 27차 집행위원회 회의에 직접 참석한 위원은 재적 23명 중 9명에 그쳤다. 25차(8명), 26차 회의(9명)도 마찬가지였다. 평창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대회를 잘 치르려는 의지가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의 한 체육대 교수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한 뒤 정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잘못된 길로 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컨트롤 타워를 세워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평창도 ‘제2의 인천’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평창=권기범 kaki@donga.com·홍정수 기자
#올림픽#리허설#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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