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3세’ 유도 안창림 “日 귀화는 지는 것” 발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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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9일 11시 58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유도 73kg급의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세계랭킹 1위’ 안창림(22, 수원시청)이 16강전에서 탈락했다. 금메달은 ‘안창림의 천적’ 일본의 오노 쇼헤이에게 돌아갔다.

안창림은 경기를 앞두고 “오노와 네 차례 대결해 모두 졌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오노를 꺾고 제가 한국에 온 이유인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겠다”고 다짐했기에 그의 16강전 탈락은 더욱 안타깝다.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의 유도 명문 쓰쿠바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자신을 지도하던 대학 감독은 물론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귀화 요청을 받았지만 그는 이를 뿌리치고 2014년 2월 용인대에 편입하면서 태극마크를 선택했다.

안창림은 지난 2014년 12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귀화 요청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귀화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평생을 한국 국적으로 살아온 안창림의 아버지는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아들을 안타까워해 귀화를 권했다고 한다.

그는 “저보다 못한 선수들이 일본 대표로 뛰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그럴 땐 귀화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제 꿈을 위해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가 귀화 얘기를 꺼내셨을 때 마음을 굳혔다. 한국에 가기로”라고 말했다.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익힌 기본기에 한국식 유도를 접목한 안창림은 2014년 10월 마이애미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그해 12월 제주 그랑프리에서 성인 대표팀으로 출전해 정상에 올랐으며,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 올해 파리 그랜드슬램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2014년 200위였던 세계랭킹을 1위까지 끌어올렸다.

안창림은 “짧은 인생이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잘한 선택이 한국에 온 것”이라며 “마이애미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부모님이 정말 기뻐하셨다. 인천 아시아경기 때는 주전이 아니라 관중석에서 선배님들을 응원했는데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꼭 나가고 싶다. 금메달을 따면 좋아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라고 바람을 전했다.

안타깝게도 안창림은 첫 올림픽 출전의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듯하다. 안창림은 리우올림픽 남자 유도 73kg급 16강전에서 탈락, 4년 뒤인 2020년 도쿄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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