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굿모닝 MLB] 메이저리그 마무리 수난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1일 05시 30분


피츠버그 마크 멜란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피츠버그 마크 멜란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강정호가 속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마무리 마크 멜란슨(31)은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51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블론세이브는 2개에 불과했다. 올해도 20일 현재(한국시간) 27세이브로 리그 3위에 올라 있지만 최근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나마 타선의 도움으로 모두 팀이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시즌 블론세이브를 3개나 기록하며 마무리 승격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 14승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크리스 세일(27)은 1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허무하게 날렸다. 5번타자로 나선 이대호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완벽하게 틀어 막는 등 8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3-0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마무리로 나선 데이비드 로버트슨(31)이 애덤 린드에게 끝내기 3점홈런을 허용하는 등 4점을 빼앗겨 세일의 시즌 15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데이비드 로버트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데이비드 로버트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마무리 투수의 수난 시대다. 현대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올 시즌 15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 중 단 한 개의 블론세이브도 기록하지 않은 투수는 뉴욕 메츠의 헤우리스 파밀리아(33세이브),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잭 브리튼(29세이브), 탬파베이 레이스의 알렉스 콜로메(20세이브), 마이애미 말린스의 페르난도 로드니(17세이브) 등 4명뿐이다. 하지만 이들 4명이 당한 패배도 모두 합쳐 6경기나 된다.

LA다저스 켄리 젠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다저스 켄리 젠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최다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린 켄리 잰슨도 벌써 4개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014년의 개인 최다 블론세이브에 1개 차로 다가섰다. 특히 17일 애리조나 디백스전에서 나온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는 뼈아팠다.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에 동점을 내줘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으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한 브랜든 매카시의 시즌 3승째를 날려 버렸다. 이 경기에서 다저스는 연장 12회 승부 끝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샌프란시스코 산티아고 카스티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샌프란시스코 산티아고 카스티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다저스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마무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5세의 노장 산티아고 카스티야가 생애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5로 앞선 연장 12회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하고 2점을 빼앗겨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이자 첫 번째 패배를 당했다. 특히 결승점을 보크로 내주는 어이없는 플레이를 펼쳐 고개를 숙였다. 더욱이 자이언츠가 최근 4연패의 수렁에 빠져 카스티야를 대체할 마무리 투수 영입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특급 마무리 투수들의 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투수는 뉴욕 양키스의 아롤디스 채프먼과 앤드류 밀러다. 1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시즌 19번째 세이브를 따낸 채프먼은 시속 105.1마일(169.1km)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았다. 이는 2010년 토니 그윈 주니어를 상대로 던졌던 역대 최고 구속과 타이를 이룬 것이었다. 시즌 초반 채프먼이 징계를 받았을 때 마무리로 활약했던 밀러 역시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 32세이브를 따냈던 밀러는 올해도 5승1패 7세이브 16홀드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무엇보다 150㎞ 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며 방어율(1.31)과 이닝당출루허용(0.73)에서는 채프먼을 능가하고 있어 상종가를 치고 있다.

두 좌완 파이어볼러들의 이적 문제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양키스는 최근 3연승을 올리며 시즌 전적 47승46패를 기록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선두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6.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4.5경기차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뒤져 있을 뿐이다. 아직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기 때문에 섣불리 셀러 입장을 선언하기가 애매한 상황인 것.

만약 채프먼이나 밀러를 트레이드하기로 결정을 한다면 불펜 야구로 승부를 걸려던 시즌 전 캐시먼 단장의 구상은 스스로 실패작임을 시인하는 셈이 된다. 딱 열흘 남은 트레이드 마감까지 캐시먼 단장의 주판알 튕기기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 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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