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의 욕심 “2안타보다 헛스윙에 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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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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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27)은 야구욕심이 많다. 28일까지 21경기에 나가 타율 0.305, 2홈런, 12타점, 13득점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도 안 했다. 아직 멀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나성범은 2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는 5년차 최고 연봉인 3억원에 사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목마르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혹독하게 담금질했다. 중심타자답게 웨이트트레이닝에 시간을 할애하며 동료인 에릭 테임즈(30)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고, 군사훈련을 받고, 결혼까지 하느라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만큼 더 필사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땀방울의 결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개막 이후 12경기에서 3타점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17일 마산 롯데전 이후 9경기에서 10타점을 올렸다. 26일 마산 넥센전에서는 3타점을 홀로 뽑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이날 1회 기록한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그러나 나성범은 또 고개를 저었다. 경기 끝나고 만난 그는 오히려 분한 표정으로 덕아웃에 앉아있었다. 이유인 즉, 7회 1사 1루서 당한 삼진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그는 “당하지 않을 공에 삼진을 당했다. 2안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말도 안 되는 공에 헛스윙을 한 게 화가 난다”고 자책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거듭난 두산 민병헌(29)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원래 그날 4타수 3안타를 쳐도 안타를 친 3타석보다 놓친 한 타석에 힘들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왜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는지 후회가 되서 잠을 설친 적도 많다”고 말했다. 잘한 것에 만족하기보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복습과 예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야구 우등생’인 것이다.

나성범도 마찬가지다. 10번 중 3번만 쳐도 잘 쳤다는 게 타격이다.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당근을 주기보다 채찍을 하기 바쁘다. 야구를 지금보다 더 잘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아직 멀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그의 말이 입에 발린 말이 아닌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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