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육성선수→NC 1번’…김준완의 인생역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8일 05시 45분


NC 김준완. 스포츠동아DB
NC 김준완. 스포츠동아DB
“할 수 있는건 훈련…땀은 배신 안해”
9경기 타율 0.438…선구안 정상급
“개인목표보다 팀 승리에 도움될 것”


NC 김준완(25)은 무명선수였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뛴 경기수도 50경기(39경기)가 채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요즘 팀에서 가장 ‘핫한 타자’로 떠올랐다. 15일 이재율 대신 1군에 올라온 뒤 9경기에서 타율 0.438(16타수 7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2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첫 선발 출장해 볼넷 4개를 골라내며 빼어난 선구안을 자랑하더니, 26일 마산 넥센전에서는 3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하며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육성선수였기에 다행이었다”

김준완은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했다. 지명을 받지 못했을 때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고려대 시절 야구부 주장을 맡을 정도로 야구만 했는데, 돌아온 결과는 미지명의 고배였다. 그러나 NC 유니폼을 입은 뒤 마음가짐을 달리 했다. 그는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야구를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준완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그동안 해왔던 야구를 다 버리는 일이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게 훈련밖에 없었다”고 할 정도로 필사적으로 야구에 매달렸다. 다행히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2군 코칭스태프는 묵묵히 노력하는 그를 눈여겨봤고, 2군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자연스럽게 1군 코칭스태프의 눈에도 띄었다.

“선구안 비결? 노력의 결과물”

김준완의 가장 큰 장점은 선구안이다. 스스로는 “너무 공을 봐서 타격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볼넷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게 야구다. NC 김경문 감독도 “선구안이 좋아 1번 타순에 넣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6일 경기에서 그의 선구안은 빛을 발했다. 이날 4타석에서 20개의 공을 지켜봤고, 풀카운트 승부를 2번이나 했다. 1번타자의 역할 중 하나는 뒤타자에게 상대투수의 공을 많이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안타, 볼넷이 나왔지만, 혹 안 나왔어도 그는 자신의 몫을 다 해냈다고 할 수 있다.

김준완이 이토록 빼어난 선구안을 가지게 된 비결 역시 ‘노력’이었다. 상대투수, 경기흐름 등 상황별로 준비를 철저히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타석에서 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제구력 좋은 투수는 얘기가 달라지긴 하지만 2스트라이크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참는 편”이라며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타격 존을 좁히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중심이동을 하기보다 두 다리를 붙이고 친다. 초구 타격은 존이 아닌 궤적을 정해놓고 들어오면 친다”고 설명했다.

●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유일한 목표”


김준완은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비단 야구가 잘 돼서만이 아니다. 사실 육성선수로 시작했던 그에게 1군은 너무 먼 얘기였다. 게다가 외야진에 김종호, 김성욱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기회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안갯속에서 살던 그에게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는 보직도 상관없고, 개인 목표도 없다고 했다. “선발이든, 뒤에 나가든 상관없이 그저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게 유일한 목표”다. 그의 소박한 바람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NC도 노력하는 김준완 덕분에 의미 있는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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