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해설 맡는 韓육상의 두 전설, “대회 관전 포인트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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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대한민국 유일의 골드레벨 타이틀 경기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톱클래스 선수들을 안방에서 보실 수 있다. 좋은 기록이 기대되는 만큼 흐름을 제대로 짚어드리는 해설을 하겠다.”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해설이라기보다는 제 경험을 최선을 다해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생각이다. 교과서적인 얘기 말고…(웃음).” (임춘애·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800m, 1500m, 3000m 3관왕)

한국 마라톤과 육상 중거리의 전설이 나란히 섰다. 2016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 87회 동아마라톤 중계를 위해서다. 20일 역대 최대 규모(참가자 2만8000명)로 치러질 동아마라톤(서울국제마라톤)은 채널A를 통해 100여 개국으로 생중계된다.

“이제는 참가했던 마라톤 대회보다 중계했던 대회가 더 많아졌다”는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46)은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예전보다 못해 중계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올림픽이 열리는 중요한 해다. 대표 선발을 위해 기록 욕심을 내는 선수들이 동아마라톤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국내에서 참가한 대회에서 100% 우승했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케냐·청양군체육회)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에루페보다 기록이 좋은 케냐 출신 선수가 두 명 정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이 에루페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그는 “동아마라톤은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열리는 데다 평탄한 도심 코스여서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마라톤 중계를 하게 된 임춘애 해설위원(47)은 3년째 송파구청 달리기 교실에서 마라톤 동호인들을 지도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만 봤지 아직 풀코스에 도전해 본 적이 없다”는 임 위원은 “동호회 분들이랑 연습할 때 30km까지 뛰다가 중간에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함부로 덤빌 수 있는 게 아니더라”며 웃었다.

단독 중계 경험은 많아도 보조해설자와 함께 하는 건 황 감독도 처음이다. 황 감독은 “생방송을 하다보면 자료를 10개 준비해도 2~3개밖에 못 쓰는 경우가 많다. (임 위원이) 옆에서 도와주면 필요한 자료를 그때그때 찾아서 설명할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예전에는 길에서도 많이들 알아보셨는데 요즘에는 달리기 행사에 함께 참가하는 이봉주 선수의 부인으로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많다. ‘어디서 본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은 제가 ‘라면’하면 그 때서야 알아보신다(웃음)”며 미소를 지었다. 임 위원은 아시아경기 3관왕을 차지했을 때 라면을 먹고 훈련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로 한동안 ‘라면소녀’로 불렸었다.

황 감독은 “외국에 가보면 이런 국제적인 대회는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런 문화가 부족하다. 동아마라톤이 선수들만의 경기가 아니라 서울도 알리고, 시민들도 즐길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나부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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