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성향의 한·일 지도자 신태용 VS 데구라모리 ‘누가 웃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9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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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팀 신태용 감독-일본 대표팀 데구라모리 감독(왼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대표팀 신태용 감독-일본 대표팀 데구라모리 감독(왼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서 지략 대결 앞둬
신 감독, 데구라모리 감독 모두 A대표팀 코치로 활동 중
전형적인 양국 축구스타일 대신 새로운 시도하는 것도 닮아
팀 정보 숨기지 않고, 농담을 즐기는 스타일까지 유사해
결승전 앞두고는 정보를 공개 않는 신중함까지 같은 행보


숙명의 한·일전으로 펼쳐지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 필승의 전략을 짜고 있는 한·일 올림픽대표팀 두 사령탑의 비슷한 성향과 행보가 눈길을 끈다. 한국과 일본은 30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2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 신태용(46) 감독과 일본 데구라모리 마코토(48) 감독 모두 올림픽대표팀 사령탑과 A대표팀 코치를 겸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한국 A대표팀 감독과 바히드 할릴호지치(64·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일본 A대표팀 감독을 보좌하고 있다. 양국 축구협회가 그만큼 기대하고 있는 지도자라는 얘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올림픽대표팀을 이끄는 스타일에서도 비슷하다. 원하는 축구스타일은 다르다. 하지만 전형적인 양국 축구 스타일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닮았다. 신 감독은 극단적일 정도로 공격축구를 선호한다. 이전까지 한국대표팀에 없었던 스타일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제 한국가 공격축구를 펼쳐 성과를 낼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데구라모리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수비를 중시하고 역습을 즐기는 실리축구를 펼치고 있다. 미드필드에서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중시했던 전형적인 일본축구와는 차이를 보인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승전을 앞두고 보이는 행보 또한 비슷하다. 신 감독은 평소 화통한 스타일이다. 팀 정보를 애써 감추려 하지 않는다. 한국 기자들과는 농담도 주고받는 등 여유가 넘치는 편이다. 일본 기자들에 따르면 데구라모리 감독도 신 감독과 비슷한 성향의 지도자다. 그는 팀을 맡은 이후 딱 한 차례만 비공개 훈련을 했을 정도로 숨기는 게 없다. 부상 등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취재진에게 숨기 없이 공개하는 편이다. 하지만 결승전을 앞둔 두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필승 전략을 감췄다. 대회 결승전인데 한·일전 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극도로 조심하는 듯 보였다.

축구선수생활에서는 화려했던 신 감독에 비해 데구라모리 감독은 평범했다. 하지만 지도자로는 양국 프로리그에서 우승경력을 쌓는 등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결승전 결과에 따라 두 감독의 이력은 크게 엇갈릴 수 있다. 한·일전이기 때문에 경기 결과가 두 감독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도자로 비슷한 길을 걷고, 유사한 성향을 지닌 두 감독. 결승전을 마친 뒤 누가 웃는 얼굴로 약수를 나누게 될지 주목된다.

도하(카타르)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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