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자마자 된장국에 밥 말아먹은 모로즈, 데뷔전도 ‘화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3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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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에서 그 넘치는 에너지를 보고 데려왔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새 외국인 선수 모로즈(28·러시아)가 “화끈한 성격 하나는 최고”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한국에 오자마자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더라. 빠른 시간 안에 적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응은 코트 바깥에서도 빨랐다. 모로즈는 김 감독 등 팀 관계자들과 환영식을 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 “새로 사귄 한국 친구들”이라는 글과 함께. 한국에는 이미 그의 친구도 있다. 현대캐피탈 오레올(29.쿠바)은 지난 시즌 러시아 리그 로코모티프에서 그와 함께 뛰었다. 오레올 역시 이제 적이 된 옛 동지에 대해 “파이팅이 좋다”고 소개했다.

자연스레 모로즈가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르기에 현대캐피탈만큼 좋은 상대가 없었다. 일정도 맞아 떨어졌다. 모로즈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처음 한국 코트를 밟았다.

모로즈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세트에서 공격 성공률 85.7%(7개 시도 6개 성공)을 기록하며 확실히 자기 존재를 알렸다. 또 득점에 성공할 때마다 이두박근을 자랑하는 등 선이 굵은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대한항공 팬들을 즐겁게 했다. 모로즈는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렸고, 대한항공은 3-1(19-25, 27-25, 25-17, 25-22)로 역전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에서 3전 전승으로 앞서가게 됐다.

모로즈는 경기 후 “승리에 대한 집념이 없는 사람은 스포츠맨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코트 위에서는 승리만 생각하겠다”면서도 “감정에 솔직한 편이라 좋은 플레이를 하고 나면 즉흥적으로 큰 리액션이 나올 때가 있다. 내 행동을 보고 기분 나쁜 사람이 있었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25-25로 맞선 듀스 상황에서 윤봉우(33)가 기록되지 않은 실책을 저지른 게 뼈아팠다. 대한항공의 2단 연결이 네트를 넘어와 직접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연타로 공을 다시 넘겨주면서 상대의 기만 살려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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