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없이 던지는 한화 불펜, 이상 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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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 투구 수, 2014년 전체 553개 육박… 2014년 29이닝 송창식, 2015년 23이닝
39세 박정진도 벌써 24이닝 넘겨

탈보트(32)가 10일 프로야구 잠실 경기에서 3회말 퇴장당하기 전부터 그랬다. 한화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구원 투수가 선발 투수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팀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선발 투수가 143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불펜 투수는 이보다 1이닝을 더 많이 던졌다. 탈보트가 2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하면서 차이는 5이닝으로 벌어졌다.

이 차이의 주역들은 ‘송정권(송창식, 박정진, 권혁)’ 트리오다. 이 중 ‘현대 야구’에서 가장 보기 드문 형태로 등판하고 있는 투수는 권혁(32)이다. 경기 마지막에 등판하는 불펜 투수인 권혁이 규정 이닝을 채우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권혁은 올해 3월 두 경기를 포함해 4월 한 달 동안 총 401구를 던졌다. 구원 투수가 3, 4월에 400구 이상 던진 건 2005년 SK 위재영(43)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권혁은 자신에 대해 혹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원 없이 던지는 게 소원이었다”고 말한다. 권혁은 5월에도 127개를 더 던져 올 시즌 총 투구 수 528개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25.1개를 던지고 있어 한 경기만 더 나오면 지난해(553개) 자신의 전체 투구 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난주 2패를 당한 게 무리한 등판 때문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나머지 두 투수도 비슷한 사정이다. 지난해 29이닝을 소화한 송창식(30)은 개막 두 달이 지나기도 전에 23과 3분의 2이닝을 던졌고, 박정진(39) 역시 지난해(49와 3분의 1이닝) 절반 수준인 2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이들이 버텨준 덕에 한화는 2점 이내 승부에서 11승 5패(승률 0.688·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언제 탈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다.

김성근 한화 감독 역시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는다. 김 감독은 “(원래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던) 윤규진(31)이 올라와야 한다”면서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윤규진은 10일 경기 전 잠실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화#불펜#송정권 트리오#권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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