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3점포 이병규 “어려운 팀 분위기 살리고 싶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10일 2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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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8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온 LG 이병규(9)가 두산 마무리 윤명준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8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온 LG 이병규(9)가 두산 마무리 윤명준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아직 죽지 않았다.’

‘적토마’ LG 이병규(41)가 화끈한 ‘한방’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단 한순간의 퍼포먼스였지만 기막힌 반전 드라마를 펼쳤다.

이병규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라이벌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선발출장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리고 1-2로 뒤진 8회말, LG가 1사 1·2루 찬스를 잡으면서 타석에 설 기회를 얻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만든 김강률을 내리고 마무리투수 윤명준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승부를 끝내려고 했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정의윤 타석에서 벤치에 아껴뒀던 베테랑 이병규(9번)를 대타 카드로 꺼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적극적인 성향의 이병규는 승부를 오래 끌지 않았다. 초구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직구(시속 141km)를 후려쳐 좌월 역전 3점포로 연결했다. 스핀을 먹은 타구는 왼쪽 외야로 비행하더니 파울폴 안쪽 외야 관중석에 그대로 꽂혔다. 비거리 105m. 이병규는 개선장군처럼 덕아웃으로 귀환해 후배들과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를 불어넣었다.

맏형의 홈런 한방으로 단숨에 4-2로 역전하면서 분위기를 탄 LG는 양석환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와 유강남의 좌익선상 2루타를 연속으로 날리며 5-2로 달아나 승리의 휘파람을 불었다.
이병규 경기 후 “어려운 팀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 타이밍이 늦었는데 정타로 맞아 홈런이 됐다. 이 기회에 팀 타선에 활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대타 역전 결승 3점홈런을 때려낸 소감을 말했다.

승장 LG 양상문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이병규 홈런으로 쉽게 풀렸다. 어려울 때 선배들이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전날 대전 끝내기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낸 데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패장 두산 김태형 감독은 “팀타격이 부진하면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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