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거물’에 문닫은 ML 명예의 전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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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클레멘스 찬성 작년보다 적어… “앞으로도 입성 불가능” 전망 지배적
올해 매덕스-글래빈 등 6명 헌액

2014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이 발표됐다. 미국야구기자단은 9일(한국 시간) 투수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 1루수 프랭크 토머스를 새로운 명예의 전당 멤버로 뽑았다. 야구기자단이 3명을 동시에 뽑은 것은 1999년 투수 놀런 라이언, 3루수 조지 브렛, 외야수 로빈 욘트가 선정된 이후 처음이다. 올해 뽑힌 3명의 선수는 토니 라루사, 보비 콕스, 조 토리 감독과 함께 7월 28일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갖는다. 6명은 한 해에 배출된 최다 회원 타이 기록이다.

사이영상 4회 수상과 함께 통산 355승을 거두며 역대 최다 지지율 경신이 기대됐던 매덕스는 97.2%의 지지율에 만족해야 했다. 역대 최다 지지율은 1992년 투수 톰 시버의 98.8%다. 매덕스와 10년 동안 애틀랜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글래빈은 91.9%로 예상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글래빈은 통산 305승을 작성했다. 1993년, 1994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두 차례 받은 토머스는 자격 요건을 갖춘 첫해에 회원이 되는 데 성공했다. 토머스는 19년 동안 통산 타율 0.301, 홈런 521개, 타점 1704개를 기록했다.

투표 결과 발표 전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메이저리그를 얼룩지게 한 ‘스테로이드 시대’의 영웅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에 대한 투표율이었다. 자격을 처음 얻은 지난해 클레멘스는 37.6%, 본즈는 36.2%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올해는 클레멘스가 35.4%, 본즈가 34.7%의 지지율로 더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들의 명예의 전당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전망이다.

본즈, 클레멘스의 명예의 전당행 탈락은 메이저리그 오욕의 역사다. 본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762개)을 갖고 있다. 시즌 MVP도 전무후무한 7차례 수상했다. 통산 354승 184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한 클레멘스 역시 역대 최다 7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들은 약물을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명예의 전당은 본즈, 클레멘스 외에도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4256개) 피트 로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도박으로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기 때문이다. 최다 안타, 최다 홈런, 최다 사이영상을 수상한 위대한 선수들에게 문이 닫혀 있는 명예의 전당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명예의 전당#약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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