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팀 방망이 덕에…” 추신수 “내 방망이 덕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류현진 너무 오래 쉰 탓인지 제구력 흔들… 토론토전 6회 1사까지 4실점
타선 화끈한 지원… 팀은 단독선두
추신수 ‘노히트노런’ 린스컴 상대로 14호포… 16경기 연속 안타 기록 이어가
타율 0.294… 팀 대승 이끌어

메이저리그 코리안 브러더스가 23일(한국 시간) 방망이 때문에 크게 웃었다. 형인 ‘추추 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는 시즌 14홈런을 포함한 올 시즌 36번째 멀티 히트로 자신의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16으로 늘렸다. 동생인 ‘더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후반기 첫 등판에서 안타를 9개나 얻어맞는 등 제구력이 흔들렸지만 14점을 뽑아낸 팀 타선의 화끈한 지원 속에 8승 고지 정복에 성공했다.

■ 후반기 첫 등판 8승 챙긴 RYU

“예리하지 않았다(It's not sharp).” 류현진의 후반기 첫 등판에 대한 평가다. 타선의 폭발적인 지원이 없었으면 시즌 8승(3패)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때로는 ‘실력보다 운을 택하겠다’는 스포츠 속담이 맞아떨어지는 게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토론토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승부처는 1회말이었다. 2사 후 3번 타자 에드윈 엔카르나시온과 4번 타자 애덤 린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6개의 파울을 걷어낸 멜키 카브레라를 2루 땅볼로 아웃시킨 게 결정적이었다.

야구에는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는 속설이 있다. 다저스는 2회초 이날 생애 최고의 4안타 5타점 활약을 펼친 포수 A J 엘리스의 투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다저스는 계속된 득점 기회에서 칼 크로퍼드와 야시엘 푸이그의 잇단 적시타로 2점을 보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5-0으로 앞선 3회말 류현진은 2사 후 카브레라와 마크 데로사에게 연속 안타로 2점을 내줬지만 다저스 타선이 4회 1점, 6회 4점을 추가해 승패는 일찌감치 갈렸다.

류현진은 10-2로 앞선 6회말 선두 타자 카브레라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1사 후 또다시 콜비 라스무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주저 없이 마운드로 올라와 투수를 교체했다. 투구수 102개(스트라이크 64)였다. 류현진을 구원한 호세 도밍게스가 땅볼과 폭투로 류현진이 내보낸 주자를 모두 득점시켜 줘 류현진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3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은 17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3.25로 치솟았다. 다저스는 14-5로 이기며 이날 시카고 컵스에 2-4로 패한 애리조나를 제치고 올 시즌 처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류현진의 이날 피칭은 샌프란시스코와의 데뷔전과 흡사했다. 허용한 안타가 모두 단타였다. 데뷔전 때는 10안타를 허용했지만 볼의 위력은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구위가 신통치 않았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제구력이 안쪽 바깥쪽으로 좋지 않았다. 길게 쉰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평했다.

미국프로야구 신시내티의 추신수가 23일 미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방문 경기에서 2회초 사이영상을 두 차례나 받은 상대 선발 팀 린스컴의 직구를 밀어쳐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렸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 투수가 잘 던지는 투수라고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MLB 홈페이지
미국프로야구 신시내티의 추신수가 23일 미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방문 경기에서 2회초 사이영상을 두 차례나 받은 상대 선발 팀 린스컴의 직구를 밀어쳐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렸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 투수가 잘 던지는 투수라고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MLB 홈페이지
■ 후반기 첫 홈런포 불뿜은 CHOO

추신수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방문 경기에서 8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상대 선발 팀 린스컴의 90마일 직구를 밀어 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자신의 연속 안타 기록을 16으로 늘리는 시즌 24번째 2루타였다. 사이영상을 두 번이나 받은 린스컴은 직전 등판 경기인 14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신시내티가 4-0으로 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린스컴의 89마일 직구를 또다시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렸다. 15일 애틀랜타전에서 13호 홈런을 기록한 지 8일 만에 쏘아올린 홈런이었다. 세 번째 타석과 네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난 추신수는 10-0으로 크게 앞선 6회말 수비에서 교체됐다.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추신수는 타율을 0.294까지 끌어올렸다. 또 출루율을 0.427로 올리며 OPS(출루율+장타력)도 9할대(0.907)로 복귀했다. 추신수는 7월에만 홈런 2개를 포함해 타율 0.406(69타수 28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통산 세 번째 ‘3할 타율-20홈런-20도루’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추신수의 올 시즌 도루는 11개다. 추신수는 또 앞으로 홈런 3개를 추가하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통산 100홈런을 돌파하게 된다.

추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잘 맞을 때는 공이 잘 보인다.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서지 않고 잡념 없이 타석에 들어서는 게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며 “지금의 페이스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신시내티는 선발 투수 브론슨 어로요의 무사사구 완봉 역투와 7회까지 매회 득점을 올린 폭발적인 타력을 앞세워 11-0으로 대승을 거뒀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추신수#류현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