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라 F1, 한국인이 달려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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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원, 국내선수 최초로 유러피안 F3 우승

임채원이 핸들을 잡은 경주용 자동차(앞)가 13일(현지 시간) 영국 실버스톤 서킷에서 열린 유러피안 포뮬러 스리(F3) 9라운드에서 질주하고 있다. 늦깎이 드라이버인 임채원은 한국인 최초의 F1 진출을 꿈꾸고 있다. F3오픈 제공
임채원이 핸들을 잡은 경주용 자동차(앞)가 13일(현지 시간) 영국 실버스톤 서킷에서 열린 유러피안 포뮬러 스리(F3) 9라운드에서 질주하고 있다. 늦깎이 드라이버인 임채원은 한국인 최초의 F1 진출을 꿈꾸고 있다. F3오픈 제공
한국인 최초의 포뮬러 원(F1) 드라이버를 꿈꾸는 임채원(29·스페인 에밀리오데비요타·사진). 그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한 그는 대학 시절 자동차의 매력에 빠져든 후 20대 중반의 나이에 레이싱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경쟁 선수들에 비해 10년가량 뒤처진 늦깎이 데뷔였다.

시작은 늦었지만 성적은 좋았다. 2010년 국내 카레이싱 대회인 CJ슈퍼레이스를 통해 데뷔한 그는 첫해 입문 클래스에서 우승했고 2011년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슈퍼-포뮬러주니어(1500cc) 경기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일본의 포뮬러 포(F4), 아시아 포뮬러 르노 등의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올해부터 유럽의 정통 포뮬러 레이스인 유러피안 포뮬러 스리(F3)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유러피안 F3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포디엄(자동차 경주의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임채원은 13일(현지 시간) 오후 영국 실버스톤 서킷(한 바퀴 5.901km)에서 열린 유러피안 F3 대회 9라운드에서 총 15바퀴를 30분18초735에 주파해 코파(F308) 클래스 정상에 올랐다. 2007년 네덜란드의 한국인 입양아 최명길(당시 22세·레카르도 브라윈스 최)이 독일 F3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한국 국적 드라이버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월 프랑스 개막전에서 깜짝 2위를 차지했던 임채원은 데뷔 3개월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50년 F1 대회가 처음 시작된 곳이고 요즘도 영국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실버스톤 서킷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해 기쁨은 더욱 컸다. 결선 2그리드에서 출발한 임채원은 첫 바퀴째에 선두로 나선 후 경기 내내 단 한 번의 추월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유러피안 F3 오픈은 F312(2012년형) 차체를 쓰는 챔피언십과 F308(2008년형) 차체를 사용하는 코파 등 2개 클래스로 열린다. F312와 F308 클래스의 엔진은 배기량 2000cc에 최고 시속 260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올해 유러피안 F3는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 스페인, 영국, 벨기에, 이탈리아 등 7개 나라에서 16차례의 경주를 펼친다.

F3는 F1으로 가는 등용문이다. 그 사이에는 GP2(그랑프리2)가 있지만 F3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곧바로 F1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임채원은 “저의 가능성만 믿고 열정을 다해 도와주신 분들과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F1 드라이버는 전 세계를 통틀어 22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임채원#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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