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홈런볼’ 동갑 팬 글러브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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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 37세 박지현씨 행운 “기증여부 가족과 논의 후 결정”

이승엽의 352호 홈런볼을 잡은 ‘행운의 주인공’ 박지현 씨가 취재진에 홈런볼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승엽의 352호 홈런볼을 잡은 ‘행운의 주인공’ 박지현 씨가 취재진에 홈런볼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승엽의 ‘352’호 홈런볼의 주인은 이승엽과 동갑내기인 박지현 씨(37)가 됐다. 20일 문학구장에는 이승엽의 홈런볼을 잡기 위한 대형 잠자리채가 등장했다. 하지만 홈런볼은 잠자리채가 아닌 박 씨의 글러브를 택했다. 서울 중앙고 출신 홍성흔 송신영과 동창이라는 박 씨는 생명보험회사에 다니는 열혈 야구팬이다. 고향이 대구인 탓에 삼성이 방문경기를 올 때마다 글러브를 들고 구장을 찾았는데 이날 뜻밖의 행운을 낚아챘다.

박 씨는 “이승엽이 밀어 칠 것으로 예상하고 직접 이 자리를 골랐다. 구장에 오기 전에 농담으로 홈런볼을 잡겠다고 말했는데 진짜 글러브에 들어올 줄은 몰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 그는 “아직 정신이 없어서 홈런볼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집에 가서 가족회의를 열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의 연락처를 확보한 삼성 구단은 “홈런볼은 박 씨의 소유다. 구단에서는 차후 그에게 기증 의사를 물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1999시즌 이승엽이 프로야구 최초로 50홈런을 넘어섰을 때도 40호부터 홈런볼을 회수하기 시작해 54호 홈런볼까지 모았지만 47호를 비롯한 몇 개는 공을 주운 사람이 기증을 거부해 회수하지 못했다.

이승엽이 2003시즌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인 56호를 터뜨렸을 때 홈런볼을 주운 행운의 주인공은 공을 삼성에 기증했다. 삼성은 감사의 표시로 기증자에게 순금 56냥(당시 시세로 3000만 원 상당)으로 된 황금볼을 선물했다. 56호 홈런볼을 비롯해 이승엽의 99년 홈런볼(43∼54호·47, 50, 53호는 제외)은 현재 경산볼파크에 있는 삼성 야구역사관에 전시돼 있다.

인천=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박지현씨#신기록 홈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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