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앞둔 최강희호, 철저한 비공개 훈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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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7일 07시 00분


이란전을 앞둔 최강희호가 16일 이례적으로 비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의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다. 13일 파주NFC 훈련장면.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이란전을 앞둔 최강희호가 16일 이례적으로 비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의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다. 13일 파주NFC 훈련장면.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이란축구협회, 훈련장면 정찰에 찜찜
선발 비공개…선수 사기문제 등 고려
이란감독과 불필요한 마찰 사전 차단


“이 대리, 내일은 통제를 좀 해야겠어.”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15일 대한축구협회 홍보국 이재철 대리에게 말했다. 최 감독은 16일 훈련을 팬과 외신은 물론 국내 취재진에게도 전면 비공개로 실시했다. 집중력 있는 훈련을 위해 초반 15분만 공개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완벽한 비공개는 처음이다.

이유가 있다. 대표팀은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6월18일 울산문수경기장)를 앞두고 15일 울산으로 내려왔다. 도착 당일 오후훈련은 조금 산만했다.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 사방이 탁 트인 보조구장에서 보안이 용이한 울산종합운동장으로 훈련장을 변경했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 오랜만에 울산을 찾은 태극전사들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이 몰렸고, 이란 스태프까지 어슬렁거렸다. 확인 결과 그 스태프는 이란축구협회 소속 공식 사진사였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의 훈련장면을 유심히 지켜보고 한 명 한 명 정밀 촬영하는 게 영 미심쩍어 훈련시작 15분 후 내보냈다.

최 감독은 선발 공개도 원치 않고 있다. 기자들이 훈련을 보면 베스트11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다. 최 감독은 11일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전날에는 이례적으로 손흥민의 선발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는 손흥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 위한 예외적 조치였다. 최 감독은 “이란전이 마지막 경기인데 언론 보도 등을 본 뒤 선수들이 자신이 주전이 아니라고 느껴 사기가 떨어지거나 긴장이 풀어지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란대표팀 케이로스 감독과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다. 케이로스와 최 감독은 최근 몇 차례 설전을 벌였다. 케이로스는 15일 훈련 후에도 국내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훈련장 근처로 나들이 온 시민들을 보며) 이거 보면 최 감독은 또 불평했을 것이다”고 비꼰 뒤 “한국과 경기에 최 감독과 나의 축구인생을 건다. 최 감독은 전쟁에서 질 것이다”고 또 도발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최 감독님은 그 말을 들은 뒤 전혀 신경 안 쓰셨다. 말이 아닌 경기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경기전날 공식 기자회견 빼고는 인터뷰도 안 하고 계시지 않느냐”고 말했다.

울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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