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 형 빈자리, 반드시 우리가 채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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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서울국제마라톤 D-50… 제주 맹훈 삼성전자 육상단

황규훈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오른쪽)이 25일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선수단과 함께 힘찬 도약을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황 감독은 ‘마라톤 사관학교’로 불리는 건국대에서 유망주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에 부임했다.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황규훈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오른쪽)이 25일 제주 한라수목원에서 선수단과 함께 힘찬 도약을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황 감독은 ‘마라톤 사관학교’로 불리는 건국대에서 유망주들을 가르치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에 부임했다.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긴장감을 즐겨라.’

25일 제주 제주시 한라수목원을 달리는 삼성전자 육상단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묘한 긴장감과 함께 자신감이 느껴졌다. 26일로 2013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4회 동아마라톤대회를 50일 남겨둔 가운데 활기 있고 힘차게 겨울바람을 가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런 긴장감을 느끼며 훈련하는 게 참 오랜만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황규훈 감독(60)의 힘이었다. ‘마라톤 사관학교’ 건국대에서 유망주를 지도하던 황 감독은 카리스마의 대명사. 뭐라 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조직을 강단 있게 끌고 가기로 유명하다. 황 감독은 “부상 선수가 없고 경쟁자들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훈련 분위기라는 데는 주변 사람들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명문 삼성전자 육상단이 황 감독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황 감독은 “이봉주 은퇴 이후 팀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 최고의 팀에 최고의 선수들이 있는데 자신감이 없었다. 그래서 최상의 조건에서 맘껏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을 물가로 끌고는 가도 물을 강제로 먹일 수 없듯 결국 자기 자신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목표의식을 심어주고 항상 자신감을 갖도록 독려한다”고 했다. 황 감독은 “최고의 팀에 최고의 선수들이란 자부심을 심어줘야 유망주들도 삼성전자에 오고 싶어 한다. 이젠 성적으로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적에 얽매이다 보면 역효과가 나는 법. 부상 없이 조금씩 업그레이드하는 게 황 감독의 계획이다. 3월 17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1단계로 김민 백승호 김영진 등 남자 유망주 3명을 2시간10분 이내로 뛰게 하고 김성은이 16년 묵은 여자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을 경신하는 게 목표다.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3분11초를 뛴 김민과 2시간15분20초의 백승호, 2시간16분47초의 김영진은 잘 조련하면 2시간10분 벽을 깰 능력을 지녔다는 게 황 감독의 판단이다. 특히 5000m를 13분54초12에 뛰는 김민과 13분54초17의 백승호는 2000년 이봉주(은퇴)가 세운 2시간7분20초의 한국기록을 깰 유망주다. 황 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가 열리는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선 남자부에서도 한국기록을 경신하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9분27초의 역대 4위, 현역 2위 기록을 낸 김성은은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이다. 황 감독은 “염고은과 현서용 등 고교 유망주들이 들어오면서 김성은도 더욱 열심히 훈련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남녀 모두 팀 내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 서로 긴장하면서 훈련하는 게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라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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