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태극기 보면 울컥하는 마음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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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7시 00분


김인식 한국야구 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내년 제3회 WBC 대표팀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건넸다. 스포츠동아DB
김인식 한국야구 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내년 제3회 WBC 대표팀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건넸다. 스포츠동아DB
WBC 준우승 ‘국민감독’ 김인식의 조언

류현진·김광현·봉중근 불참 대표팀 전력 비상
“4년 전 잇몸으로 준우승…없는 멤버는 잊어야”
의무소집 제도 도입·선수 보상책 강화 주문도


‘국민감독’으로 추앙받는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야구를 4강으로 이끌었다. 뇌경색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미국을 격파하는 등 한국야구 100년 사상 최고의 순간을 연출했다. 이어 2009년 제2회 WBC에선 해외파의 잇단 불참 선언으로 역대 최약체라는 걱정을 사던 대표팀을 또 맡아 준우승이라는 ‘위대한 도전’을 일궈냈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2013년 제3회 WBC를 준비하는 대표팀의 사정이 딱하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봉중근(LG)의 불참으로 대표팀 류중일 감독(삼성)은 사면초가의 절대고독을 느낄지 모른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제1회 WBC 당시 류 감독을 코치로 데려갔던 김 위원장이 대표팀을 위한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다.

○류중일 감독에게…“없는 선수는 잊어라”

김인식 위원장도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대만에서 열릴 1라운드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에서 진행될 2라운드에도 해외파가 안 나오는 일본, 약해진 쿠바를 생각하면 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 자체의 전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렇게 상황을 진단한 김 위원장은 “빠진 것은 할 수 없다. 류 감독도 속으로는 아쉽겠지만 그런 생각 하면 뭐하냐? 없으면 없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모을 때까지의 과정이 순탄할 리 없어도 내색하면 안 된다”는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국가대표 감독이란 자리가 매 순간이 힘들다. 멤버가 결정될 때까진 참고 또 참다가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없는 멤버는 다 잊어야 된다.”

○선수들에게…“나라가 없으면 야구도 없다”

김인식 위원장은 과거 한·일 슈퍼게임, 2002부산아시안게임, 제1·2회 WBC에 이르기까지 국가대표 사령탑 최다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김 위원장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대표팀을 뽑는 시스템이다. 감독의 인망이나 선수 개인의 필요에 따라 대표팀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최상의 멤버를 뽑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선수들이 병역이 걸려 있을 때만 대표팀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관을 가지도록 교육해야 한다. 국제대회 나가서 태극기가 올라갈 때 울컥하는 마음을 새겨야 한다.” 이를 위해 메달을 땄다고 병역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부르면 오도록 제도를 변경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가와 KBO 차원에서도 국가대표선수에게는 보험, 연금 등 보상책을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애국심과 그 애국심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태극마크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다고 ‘국민감독’은 강조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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