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작가 “펜 내려놓고 팬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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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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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야구는 그만… 불명예 별명 털어낼것”
SK 임경완 홀드왕 목표 향해 절치부심 구슬땀

올 시즌은 SK 임경완에게 혹독했다. 과욕을 부리다 부진에 빠졌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2패 3홀드, 평균자책 5.40으로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그는 “마무리 훈련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다음 시즌에는 ‘작가’ ‘먹튀’라는 불명예를 떨쳐내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올 시즌은 SK 임경완에게 혹독했다. 과욕을 부리다 부진에 빠졌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2패 3홀드, 평균자책 5.40으로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그는 “마무리 훈련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다음 시즌에는 ‘작가’ ‘먹튀’라는 불명예를 떨쳐내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SK 임경완(37)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최고령 선수였다. 마무리 훈련은 주로 2군급 선수와 신인 위주로 진행된다. 주전 선수의 경우 시즌이 끝나면 다음 해 1월까지는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임경완은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로 3년간 총액 11억 원을 받고 롯데에서 SK로 이적한 올 시즌 직후 신인과 함께 뛰어야 했다.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그를 만나 고단했던 올 시즌 이야기를 들었다.

○ “먹튀와 작가라는 오명 떨치겠다!”

임경완의 별명은 ‘작가’다. 여유 있는 상황에 등판해 아찔한 순간을 자주 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그는 올 시즌 31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성적은 2패 3홀드, 평균자책 5.40에 불과했다. ‘먹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임경완은 올 시즌 부진의 이유로 ‘과한 솔선수범’을 꼽았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14년 만에 새 팀으로 옮기면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다. 그래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던지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다”고 털어놨다. 시즌 개막 후 부진이 계속되자 SK 이만수 감독의 신임을 잃었다. 투구 기회가 줄어 자신감까지 떨어졌다.

임경완이 자신감을 되찾은 건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에서였다. 그는 “11월에 공을 던져본 게 8년 만이었다. 젊은 선수와 함께 뛰니 신인의 마음가짐이 되더라. 성과가 좋았다”고 했다. 2008년의 경험도 큰힘이 됐다. 그는 당시에도 극도의 부진에 빠졌지만 절치부심한 끝에 이듬해부터 제 실력을 찾았다. 그는 최근 카카오톡에 ‘내가 최고다’라는 문구를 적어놓았다. 내년 시즌엔 먹튀라는 오명을 씻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내년엔 내가 우승시킨다”

임경완은 올 시즌 내내 ‘홀드왕’ 박희수에게 가장 미안했다고 한다. 함께 중간계투를 맡은 선배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희수가 거의 혼자 불펜을 책임지느라 힘들었을 거다. 내년엔 희수와 역할 분담을 잘해서 홀드왕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경완의 내년 목표는 한국시리즈 등판이다. 그는 1998년 프로에 데뷔한 뒤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올해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엔트리에 들지 못해 집에서 TV로 경기를 봤다. 그는 “내년에는 꼭 내 손으로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 우승시키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임경완은 “더이상의 집필 활동은 없다”고 했다. ‘임작가’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털어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동안 ‘순둥이’ 이미지였던 그가 ‘악바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임경완#SK#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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