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김태훈 “박희수 선배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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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일 07시 00분


김태훈. 스포츠동아DB
김태훈. 스포츠동아DB
상무 입대후 잃어버린 150km 직구 부활 다짐

제 아무리 무딘 남자라도, 입대 직전에는 비로소 ‘나’를 만난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추억을 더듬기도 하고, 2년 뒤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12월 말 상무에 입대하는 SK 김태훈(22)이 지금 그렇다. 2009년 SK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김태훈은 모두가 주목하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의 시기를 견뎌야 했다. “올 시즌을 맞는 각오는 특별했어요. 가장 열심히 한 스프링캠프였는데….” 구속에는 자신이 있던 그였다. 지난 시즌에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졌다. 스프링캠프에서 김태훈은 제구력과 변화구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시즌 초반 아픈 데가 없는데도 구속이 140km밖에 안나오니까…. 맞다보니 주눅이 들더라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여름 2군에 내려가서는 고관절부상까지 당해 시즌을 접었다. 결국 팀과 그는 2년 뒤를 기약하기 위해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

김태훈의 군 생활 모델은 박희수(29·SK)다. 박희수는 상무에서 투심패스트볼을 익히고 제대한 뒤 SK 불펜의 핵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는 홀드왕(34개)의 영광까지 안았다. “희수 형이 요즘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요. 저는 희수 형처럼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기보다는 제가 갖고 있던 장점(직구)을 되살리고 싶어요.”

2년간의 모토는 ‘잃어버린 직구를 찾아서’다. 입대를 앞두고 흥을 낼 법도 하지만, 그는 11월 내내 문학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형들이 저는 군대에서 잘 될 것 같대요. 야구에 눈을 뜰 거래요. 빨리 가고 싶어요.” 영장을 받고 입대가 더 간절해졌다는 이 남자. 그의 2년 뒤는 어떤 모습일까.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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