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PS읽기] 삼성 류중일 감독, 한박자 빠른 투수 교체 빛났다

24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8회초 2사 1루때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린 후 지켜보고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심창민→안지만→권혁→오승환…불펜 무실점
SK 이만수 감독 2차전 대비 미들맨 아낀 듯

양 팀의 불펜 상황을 봤을 때, 이번 한국시리즈(KS)는 역전승이 힘든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삼성은 불펜의 활용폭이 넓고도 강하다. SK도 2∼3이닝 정도는 견딜 수 있다. 따라서 이번 KS는 타자들이 상대 선발을 얼마만큼 초반에 공략하느냐가 승패의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물론 역전도 나올 수 있겠지만, 확률은 높지 않을 것 같다. 초·중반 리드하면서 후반을 지키는 그런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

-실전감각이 우려되던 삼성은 1회 쉽게 선취점을 올렸다.

“1회말 이승엽이 2점홈런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끌고 왔다. 높은 포크볼을 무리 없는 스윙으로 잘 쳤다. 높은 포크볼 같은 실투는 장타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삼성 선발 윤성환 같은 투수만 있다면 벤치가 경기 내내 편안할 것 같다.

“윤성환은 5.1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짧은 변화구와 큰 변화구, 홈플레이트 좌우를 잘 이용하는 좋은 제구력으로 호투했다. 유일한 흠은 4회 실점이었다.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4구를 내준 것이 실점의 원인이 됐다. SK 선발 윤희상도 1회 2점홈런을 허용했지만 결정적일 때 포크볼로 잘 막았다. 포수 조인성의 좋은 리드가 윤희상을 잘 이끌어냈다.”

-삼성은 7회 발로 귀중한 추가점을 냈다.

“7회 1사 2루서 대주자 강명구가 벤치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배영섭의 2루수쪽 깊은 내야안타 때 정근우가 3루로 송구하는 사이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었다. 3루 주루코치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만일 접촉이 있었다면 아웃될 위기였는데, 운 좋게도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SK에게는 그 1점이 정말 무거운 점수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SK를 향해 불펜의 압도적 힘을 과시하는 듯 보였는데.

“양 팀 벤치의 불펜투수 사용은 오늘 대조를 이뤘다. 류중일 감독은 과감했다. 6회 1사 2루서 호투하던 윤성환을 내리고 고졸 2년차로 경험이 적은 사이드암 심창민을 투입한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7회 심창민의 컨트롤이 흔들리자 막바로 안지만을 투입했고, 8회 권혁에 이어 오승환까지 한 템포 빠르게 투입하는 결단력이 돋보였다. 이만수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과부하가 걸렸던 불펜의 상황을 고려했는지 6·7회 윤희상을 바꿀 상황이 있었음에도 교체하지 않았다. 아마도 2차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진갑용 대신 선발로 나온 이지영이 눈에 띈다.

“베테랑 진갑용에 비하면 이지영은 큰 게임 경험 부족으로 상황판단이 빠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1차전의 결과는 좋았지만, 여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