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리그에는 ‘천적’ 스토리가 유행이다. 선두 FC서울은 라이벌 수원 삼성에 최근 7연패 수모를 당했다. 그런데 수원은 전북 현대만 만나면 쩔쩔맨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대성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여기 또 하나의 천적 관계가 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이다. 두 팀은 묘하게 홈에서만 절대적으로 강하다. 포항은 2010년 9월 이후 3차례 전북 원정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올해 FA컵 8강을 포함해 최근 3차례 홈경기는 다 이겼다. 두 팀은 최근 6번 맞붙어 모두 홈팀이 승리를 가져갔다. 포항은 7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5라운드에서 또 한 번 전북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포항은 물러설 곳이 없다. 최근 2연패를 당하며 3위 수원(59)과는 격차가 승점 6으로 벌어졌다. 이번에 반드시 전주 원정 징크스를 깨야 한다.
○이동국을 막아라
“아, 왜 이동국은 우리만 만나면….”
포항 관계자의 한숨이다. 포항은 이동국의 고향이다. 이동국은 포항제철중-포철공고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7시즌을 포항에서 뛰었다.
이동국은 포항을 떠난 뒤 친정팀 킬러가 됐다. 이동국은 전북 유니폼을 입은 뒤 최근 7차례 포항과 경기에서 올해 4월 원정경기를 빼고는 매 경기 득점을 기록했다. 작년 중반에는 8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져 있다가 8월 포항과 홈경기 때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동국은 지금 어느 때보다 정신, 육체적으로 무장이 잘 돼 있다. 17일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에서 빠지며 최강희호 출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하지만 대표팀 명단발표 당일 오후 수원과 홈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포항이 이번에도 이동국을 막지 못하면 승산은 없다. 무조건 이동국을 잡아야 한다.
○이동국 대항마는 황진성
전북에 이동국이 있으면 포항에는 황진성(28)이 있다.
황진성도 전북에 강했다. 최근 7차례 전북과 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8월 FA컵 8강에서는 2-2로 팽팽하던 후반 29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짜릿한 3-2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더구나 황진성은 최근 7경기에서 5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며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황진성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성호(30)와 조커 노병준(33)도 칼을 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