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황선홍, 드디어 칼 뽑았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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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3일 07시 00분


포항 황선홍(오른쪽) 감독이 올 시즌 FA컵을 통해 사령탑 첫 우승에 도전한다. 황 감독이 1일 제주와 FA컵 준결승 홈경기 승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포항 황선홍(오른쪽) 감독이 올 시즌 FA컵을 통해 사령탑 첫 우승에 도전한다. 황 감독이 1일 제주와 FA컵 준결승 홈경기 승리로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2009리그컵, 2010 FA컵서 준우승
작년엔 FA컵 4강…고비에서 또 좌절

“5년째 언저리만…이젠 방점 찍겠다
감독 첫우승+챔스티켓 한방에 해결”


“감독 5년차다. 계속 언저리에 있을 수는 없다. 이제는 방점을 찍어야겠다.”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44) 감독은 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준결승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뒤 이같이 말했다. 10월 20일이나 21일 역시 홈에서 열릴 결승전 상대는 경남FC다. 경남은 같은 날 울산 현대를 3-0으로 완파했다. 황 감독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 올해 FA컵 결승은 그에게 한풀이 무대다.

○토너먼트에 강하고 큰 경기에 약하다?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에 유독 강한 감독들이 있다.

황선홍 감독은 어떨까. 그는 감독 데뷔 2년째였던 2009년 부산을 이끌고 리그 컵 결승에 올랐다. 당시 리그 컵은 조별리그 후 8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부산은 B조 2위를 차지한 뒤 8강, 4강에서 성남과 울산을 차례로 눌렀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포항을 만나 홈 1차전을 1-1로 비긴 뒤 원정 2차전에서 1-5로 대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기회는 다음 해인 2010년 바로 찾아왔다. 부산은 FA컵 결승에서 수원을 만났다. 단판 승부인데다 장소는 홈구장. 그러나 수원 염기훈에게 왼발 중거리 슛을 한 방 얻어맞은 뒤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졌다. 황 감독은 작년 포항 지휘봉을 잡은 뒤 그해에도 FA컵 4강까지 올랐다. 상대는 성남이었다. 객관적으로 포항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졌지만 결과는 0-3 완패였다.

토너먼트 대회에서 두 번 결승에 올랐고 한 번은 4강까지 갔다. 비교적 토너먼트에 강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정작 중요한 고비를 넘은 적이 없다. 오히려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이 따른다. 황 감독은 “앞선 실패가 큰 경험과 교훈이 됐다. 이제는 우승할 때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가 FA컵 정상에 오르면 감독 데뷔 후 첫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잡아라

실리적으로 따져 봐도 FA컵 우승은 절실하다.

황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열망을 갖고 있다. 올해 포항에서 첫 도전에 나섰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올 시즌 리그 3위 안에 들거나 FA컵 우승을 차지해야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

포항은 5위(승점 50)로 A그룹(상위 8팀)에 합류했다. 현재 3위인 수원, 4위인 울산(이상 승점 53)과 치열한 3위 다툼이 예상된다. 다음 달에 FA컵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다면 이후 한결 편한 마음으로 3위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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