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팔 빠져라 던졌건만…“방망이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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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9일 07시 00분


(왼쪽에서부터)류현진-이용찬-윤희상-송승준. 스포츠동아DB
(왼쪽에서부터)류현진-이용찬-윤희상-송승준. 스포츠동아DB
불운에 우는 호투 투수들

류현진 21경기 16QS 불구 달랑 5승
6년연속 두자릿수 승리 행진 못할 판

방어율 3위 이용찬, 시즌 최다패 굴욕
윤희상·송승준도 호투 불구 6승 그쳐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경기를 책임지는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선발투수의 호투 여부는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호투가 승리투수 등극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호투하고도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패전의 멍에를 떠안을 수도 있고, 구원투수들의 블론세이브로 다잡은 승리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승리투수의 칭호는 결국 운명이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될 수 없다. 타선과 구원투수들의 지원, 그리고 운도 따라야 한다. 대량실점을 하고도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아가 있는 반면 팔 빠지도록 공을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는 불운의 아이콘도 있다.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불운의 아이콘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 투수는 한화 류현진(25)이다. 류현진은 최근 등판이었던 23일 문학 SK전에서 7.2이닝 8안타 9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시즌 8패)가 됐다. 5실점 중 그의 자책점은 2점뿐이었다. 동료들의 수비 실책과 어이없는 주루플레이로 승리 기회를 날렸다.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6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고작 5승을 챙기는 데 그쳤다. 21번의 등판 중 무려 10경기에서 1점 이하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2006년부터 6년간 이어온 두 자릿수 승리 행진도 올 시즌 멈춰야 할 형편이다. ‘류현진이 팀에 대한 미련 없이 맘 편하게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팀에서 일부러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두산 이용찬(23), SK 윤희상(27), 롯데 송승준(32) 등도 올 시즌 불운에 울고 있다. 이용찬은 평균 1.86점의 ‘빈약한’ 득점 지원을 받고 있다. 방어율 2.92로 전체 3위에 올라있음에도 (9승)9패로 시즌 최다패의 불명예를 쓰고 있는 이유다. 완투도 2차례나 했지만 모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윤희상은 팀 내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투수다. 방어율도 3.79로 나쁘지 않은 편. 22차례 등판에서 1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승수는 6승(8패)뿐이다. 송승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희상과 똑같은 22경기에 등판해 3.72의 비슷한 방어율을 올리며 똑같이 6승(9패)을 기록 중이다. 8월에는 4번의 등판에서 0.67의 놀라운 방어율을 작성했지만 2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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