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이기고도 표정이 안 좋다는 말에 “우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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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1일 07시 00분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포커페이스’ 홍명보 감독 “이제는 가봉이다”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승리의 짜릿함을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종료 직후에만 잠깐 만끽했다.

한국은 30일(한국시간)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위스를 2-1로 누르며 8강행에 청신호를 켰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홍 감독은 무표정했다. 홍 감독에 앞서 인터뷰를 한 패장 스위스 피엘루이디 타미 감독보다 표정이 오히려 더 어두웠다.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에서 홍 감독을 다시 만났다. 조금 전보다는 한결 편안한 상황에서 잠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이기고도 표정이 좋지 않다”는 질문을 받고 홍 감독은 그제야 싱긋 웃었다.

“선수들에게 경기 끝난 뒤 승리는 잊고 다음 가봉전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감독인 나부터 히죽댈 수 없는 노릇 아니냐. 우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카리스마 넘치는 홍 감독도 경기 중에는 선수들과 울고 웃고 호흡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이날도 박주영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 홍 감독은 벤치에 앉은 모든 코칭 및 지원스태프와 환호했다. 김보경이 두 번째 결승골을 넣은 뒤 벤치로 달려오자 두 팔을 벌려 기다리고 있다가 힘껏 안아줬다. 26일 멕시코와 1차전에서 종료 직전 실점 위기를 넘겼을 때는 털썩 주저앉을 듯 고개를 숙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종료 휘슬이 울리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오면 다시 그는 냉정한 승부사로 돌아온다. 이제 조별리그 2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홍 감독 말마따나 본격적인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코번트리(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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