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4!… 반란 꿈꾸는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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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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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독일과 운명의 8강전, 루니-발로텔리 악동 대결
스페인은 프랑스와 결전

유럽발 경제 위기와 관련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강하게 희망했던 독일이지만 축구에서는 사정이 딴판이다. 독일은 유로 2012 8강전에서 그리스와 맞닥뜨렸다. 4강 진출을 위해서는 그리스를 떨어뜨려야 하는 입장이다.

‘유럽 월드컵’ 유로 2012의 8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다. 공동 개최국인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과 축구 종가 잉글랜드(6위) 등이 8강에 이름을 올렸다.

8강 대진 결과 빈털터리 국가 그리스(15위)와 그리스의 재정 자생 노력을 강조하는 독일(3위)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유럽의 돈줄을 쥐고 있는 독일은 그리스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대신 강력한 긴축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 국민들은 이 같은 긴축 요구안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대결은 정치 경제 상황과 맞물려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밖에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과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프랑스(14위)가 맞붙게 됐다. 또한 유로 대회 ‘무관의 제왕’ 잉글랜드(6위)와 ‘빗장 축구’ 이탈리아(12위), 상대 전적 4승 4무 4패로 막상막하인 체코(27위)와 포르투갈(10위)이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8강전은 22일 체코-포르투갈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FIFA 랭킹에서는 체코가 포르투갈에 비해 한참 떨어지지만 두 팀의 맞대결 성적만 놓고 보면 승부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12차례 맞대결에서의 득점력은 13골을 넣은 체코가 10골의 포르투갈보다 낫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기는 8강전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프랑스는 유로 2000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친선 경기에서 만난 스페인에 모두 승리를 거뒀다.

독일-그리스 경기는 8강전 4경기 중 전력 차가 가장 큰 대진이다. 독일은 그리스와 8번을 붙어 5승 3무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2004년 당시 FIFA 랭킹 35위에 불과하던 유럽 축구의 변방 그리스는 유로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드라마를 만든 경험이 있다. 2004년 대회 우승 멤버이자 이번 대회에서 그리스 주장을 맡고 있는 요르고스 카라구니스(35)는 “경제 위기로 침울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어게인 2004’를 꿈꾸고 있다.

잉글랜드-이탈리아 경기에서는 양 팀의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잉글랜드)와 마리오 발로텔리(이탈리아)의 ‘악동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잉글랜드는 우크라이나와의 D조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분 터진 루니의 헤딩슛으로 1-0 승리를 거두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마르코 데비치가 후반 17분 날린 슛이 골라인을 넘었으나 심판이 이를 골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해외 스포츠#해외축구#유로2002#그리스#루니#발로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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