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경제시름 날린 ‘기적의 한골’… 카라구니스 극적 결승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폴란드戰 PK 실축 만회
러시아 꺾고 8강 진출

“그리스를 떠나올 때 우리는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밤은 그리스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스의 극적인 8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 주장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코스)는 펄쩍펄쩍 뛰며 환호했다. 동료들과 함께 경기장 구석구석을 돌며 팬들과 함께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스가 17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유로 2012 A조 마지막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카라구니스는 이 경기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로 그리스의 8강행을 이끌며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해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처한 그리스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또한 폴란드와의 A조 1차전(9일) 1-1 동점 상황에서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해 ‘역적’으로 내몰렸던 그는 마음고생을 털어내며 ‘영웅’으로 거듭났다.

경기 전까지 그리스는 승점 1(1무 1패)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반면 승점 4(1승 1무)로 조 선두를 달리던 러시아는 경기 초반부터 자신감 있는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끈끈한 수비로 유로 2004 우승을 차지했던 그리스의 ‘짠물 수비’는 이 경기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그리스 수비는 온몸을 던져 러시아의 공격을 막았다.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린 그리스는 전반 47분 카라구니스가 러시아 수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챈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을 터뜨렸다. AFP 통신은 “골이 터지자 2만여 명의 러시아 팬들의 응원에 기가 눌려 있던 4000여 명의 그리스 팬들이 미친 듯이 환호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점유율 38%-62%, 슈팅수 3-15. 그리스는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을 지켜내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스는 승점 4(1승 1무 1패)를 기록해 러시아(승점 4·1승 1무 1패)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승점이 같으면 승자승 원칙으로 순위를 가린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편 같은 조의 체코는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27분에 터진 페트르 이라체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6(2승 1패)을 기록한 체코는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조별 예선을 통과한 체코와 그리스는 각각 B조 2위(22일), B조 1위(23일)와 8강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리스#러시아#카라구니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